[미래기술25]"최근 본격적 연구 움직임..우리도 아직 늦지 않아"

최병수 실장. ETRI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우리나라, 늦지 않았습니다”

양자컴퓨터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로 꼽히는 최병수(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양자창의연구실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양자컴퓨팅 기술의 전망을 밝게 봤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관련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 분야 자체가 새롭게 시작하는 단계로 아직 기회가 많고, 국내에서도 각계가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게 최 실장의 의견이다.

그는 “양자컴퓨팅과 관련한 기초적 이론 및 실험등의 경우에는 주로 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고가의 장비 사용 필요성, 장기간 연구개발의 필요성, 양자컴퓨팅의 공공적 활용 가치등을 고려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기업에서도 최근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반 환경에서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다. 인력 부족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장애물이 많기 마련이다. 최 실장은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제적 접근이 요구되는 바 융합형 연구개발 분야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 전문가가 되기 위해 쌓아야 할 역량은 다방면에 걸쳐 요구된다. 최 실장은 물리, 광학, 수학 등 기존 전통 지식 분야인 기초과학 분야 전문성과 더불어 전산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같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의 기초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자역학적 현상을 정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이를 고성능의 관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과학적, 공학적 능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주요 활용 분야에 대해서는 “양자컴퓨터는 높은 계산 성능을 보이는데, 이를 통해 기존 고성능 슈퍼컴퓨터가 해결하지 못하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양자컴퓨터 개발과 구동에 아직은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존 슈퍼컴퓨터와 병행해 사용하며 발전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양자컴퓨터는 또 기존 컴퓨터와 다른 구조로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에서 구동하던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변환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ETRI가 최근 개발해 공개한 양자컴퓨팅 컴파일러 기술은 기존 컴퓨터에서 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하는 ‘파이썬(Python)’ 개발언어를 양자컴퓨터 환경에 맞게 바꾸는 역할을 한다.

최 실장은 양자컴퓨팅의 나아갈 바에 대해 더 많은 큐비트 집적 기술과 이를 정확하고 빠르게 제어하는 기술, 양자컴퓨터가 수행하고자 하는 문제와 이를 위한 전용 알고리즘, 그리고 하드웨어와 알고리즘을 연결하는 시스템 구조화·제어 기술 등 다양한 요소 개발도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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