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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은커녕 뜻조차 모를 신조어가 무차별적으로 남발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뿐 아니라 시사·보도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수어(手語)로만 TV를 봐야 하는 장애인에게 이런 신조어들은 또 다른 장애다.
프랜차이즈 매장 등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키오스크(무인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소통과 새로운 문화 속에서 장애인들은 ‘이중 소외’의 설움을 겪고 있다. 등록장애인만 260만명인 시대, 전문가들은 이들을 보듬어 끌어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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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TV 방송의 신조어 등 표현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지상파 및 종편·케이블 방송의 일부 프로그램을 선정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 프로그램 당 평균 20.5건의 신조어가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엔 38.2건, 보도·시사 프로그램에서도 2.9건의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지적된 단어는 ‘낄끼빠빠’, ‘핵잼’, ‘단호박’, ‘인싸’, ‘롬곡옾눞’ 등 최근 10대를 중심으로 흔히 사용되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언어 파괴 현상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장애인들에겐 또 다른 장애물이다. 일반인은 앞뒤 맥락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수어로 모든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청각장애인에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방송 내용을 수어로 전달해야 하는 이들 역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수어통역사 추호성(38)씨는 “통역을 하다가 TMI(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 너무 과한 정보)란 단어가 나왔는데, 처음엔 정치나 경제 용어인지 헷갈렸었다”며 “방송 전 뜻을 확인해 통역을 하긴 했지만, 가끔 난감한 상황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신조어를 포함한 수어 사전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립국어원에서는 ‘한국수어사전’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주 기초적인 단어만 포함돼 있어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미 통용된 지 오래된 신조어 ‘짱’의 경우에도 한국수어사전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이 교수는 “국립국어원과 농아인협회가 함께 주기적으로 농아인이 알고 있으면 좋을 신조어를 발굴해 수어사전에 등록하는 체계를 만들면 농아인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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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배려 없는 키오스크…점심시간 땐 사실상 주문 불가능
서울 시내 곳곳의 패스트푸드와 커피 등 매장 등을 둘러본 결과, 터치스크린 형태로 구성돼 있다 보니 점자 안내를 받을 수 없었고 음성안내가 갖춰진 키오스크도 찾기 어려웠다. 일반 시민도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각장애인에게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한 셈이다.
매장에서 만난 한 50대 직장인은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 점원에게 주문하려고 했더니 키오스크를 이용하라는 말만 하고 자기 할 일을 해서 당황했었다”며 “지금은 조금 익숙해 졌지만 시각장애인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진모(29)씨도 “점원에게 메뉴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돼 편하다고 생각했었다”면서도 “시각장애인의 불편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점자도 없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의 접근성까지 고려한 키오스크 제작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훈 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연구원은 “은행의 ATM의 경우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이 잘 보장돼 있는 편인데, 최근 민간 업체에서 각자 생산하고 있는 키오스크는 시각장애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키오스크와 터치스크린 문화에서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건 음성지원 및 제스처 기능과 점자 등인데, 이를 포함한 표준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