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兆 단위 빅딜 가뭄…M&A업계의 고민

ADT캡스·CJ헬스케어 등 대형 M&A 일단락
투자 대기 자금 많은 PEF 운용사 및 금융권 '고민'
  • 등록 2018-05-14 오후 4:24:51

    수정 2018-05-14 오후 4:24:51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조(兆) 단위 ‘빅딜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자금을 장전하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금융기관 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SK텔레콤이 결성한 컨소시엄은 지난 8일 물리보안업체 ADT캡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사이렌홀딩스코리아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3조원대 매물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ADT캡스 매각 작업이 지난한 과정을 거친 끝에 일단락된 것이다.

앞서 지난달엔 한국콜마 컨소시엄이 CJ그룹의 제약 계열사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달 말 삼성그룹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1조원 안팎 전망)를 매각할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을 선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말부터 M&A 시장을 달군 소위 빅딜(Big Deal)이 대부분 정리됐다. 하지만 이를 이을 M&A 매물이 마땅치 않다. 적어도 올 여름까지는 시장의 큰 주목을 받을 만한 대형 M&A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경영권 지분 매각(약 2.5조원 전망)을 추진하고 있지만 신한금융과 KB금융 등 유력 매수 후보가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웅직식품 매각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2000억~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거래가격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M&A가 줄어들면 가장 먼저 고민이 깊어지는 건 대규모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다.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대형 M&A에 투입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를 단행하는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말 4조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현재 2조원 가량의 ‘드라이파우더(Dry Powder·아직 사용하지 않은 펀드 자금)’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IMM프라이빗에쿼티도 오래 1조8000억원을 목표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선다. KKR·TPG·CVC캐피털도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한국 시장에 투자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또한 인수금융(M&A 필요자금 대출)을 위해 투자 계획을 세워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권 역시 대형 M&A 기근 탓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통상 M&A를 진행할 때 인수 주체는 전체 인수금액의 50% 가량을 금융권 대출로 조달하게 되는데, 금융권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 운용사들이 투자처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몇백억원 수준의 M&A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인수금융 자금을 쌓아둔 금융사들도 빅딜이 없으면 다소 난감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빅딜의 가뭄은 M&A 시장의 인플레이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풀이된다. 매물을 내놓은 매각자가 M&A를 주도하는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빅딜 가뭄 현상이 길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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