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은행권이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최대 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까지 현재 ‘정상’으로 분류된 대우조선의 여신을 ‘요주의’로 한 단계 낮출 방침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분식회계 등으로 인식이 좋지 않고, 3년째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와는 다르다”며 “이르면 이달 말 또는 7월 초 여신등급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회사의 여신은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0.85%) △요주의(7~19%) △고정(20~49%) △회수의문(50~99%) △추정손실(100%) 등 5단계로 구분해 충당금을 쌓게 된다. 아무런 준비없이 기업이 도산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4884억원(3월말 기준)을 보유중인데, 만약 여신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바꾸게 된다면 충당금을 최대 920억원(300억원은 이미 적립) 가량 쌓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8649억원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 1600억원의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여신액이 920억원에 불과해 최대 180억원의 충당금만 쌓으면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대우조선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지금까지는 등급을 바꾸지 않았지만, 일부 시중은행이 하향 조정을 단행한 이상 대부분 은행이 동일하게 건전성 평가를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등에 대해선 은행권의 금융지원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부에서 구조조정 계획이 나왔기 때문에 계획에 따라 (조선업이) 정상화된다고 보면 계속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각 조선사가 제출한 자구안에 문제가 없으면 은행권의 RG발급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