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5일장에 반대한다"…시청 앞 1인시위, 시민들과 충돌

[이데일리 박기주 이용성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는 것을 반대하는 내용의 1인 시위가 서울시청 앞에서 벌어지면서 이를 제지하는 측과의 충돌이 빚어졌다.

10일 오후 4시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인 20대 남성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 이용성 기자)

10일 오후 4시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시청 앞에서 한모(21)씨가 ‘고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전말을 밝혀라’라는 제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해당 피켓에는 “5일장에 반대한다. 성추행 가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영웅으로 미화되는 이 사회를 바꿔보자”며 “아무리 고인이라도 성추행 미투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 죽음은 의혹을 사라지게 하지 못한다”고 적혀 있었다.

한씨가 1인 시위를 시작하자 박 시장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시청 인근에 있었던 시민들이 그를 비난하며 충돌이 빚어졌다. 이들은 “초상집에서 꾕과리를 치고 나팔을 불면 안 된다”며 소리쳤다. 이에 대해 A씨가 경찰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이 중재해 해당 충돌은 수그러들었다.

앞서 이날 오전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긴급 브리핑에서 “박 시장 사망 관련해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장례를 치른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시신은 현재 서울대병원에 안치돼 있다. 장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일장으로 치러진다. 또한 서울시는 조문을 원하는 직원과 일반 시민을 위해 서울시 청사 앞에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분향소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에 박 시장의 전직 비서가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서울시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의 전(前) 비서는 지난 8일 경찰에 박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비서는 2017년 이후 성추행을 계속해서 당했고, 박 시장이 메신저를 통해 부적절한 사진을 여러 차례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12만명(오후 5시 현재) 이상이 동의를 표했다.

작성자는 “박 시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지만 그렇다고 그게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며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을 통해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