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임명되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좌우에 두고 내각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새누리당 ‘친박’ 성향 현역 국회의원 3명이 내각을 이끄는 보기드문 광경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한층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 총리와 최·황 부총리는 모두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 출신이란 점에서 ‘비박’ 지도부로 교체된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들 ‘총리단’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들의 서열이 꼬일대로 꼬였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세 사람 중 당내 서열이 가장 높은 인물은 황 부총리다. 그는 5선 의원인 데다 원내대표도 가장 먼저 지낸 ‘선배’다. 최 부총리는 이 총리와 같은 3선이지만 원내대표를 먼저 지냈다. 내각 직제상으로만 보면 서열이 역전된 셈이다. 이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 최 부총리와 황 부총리는 이 총리에게 보고를 하고 지시를 하달받는 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물론 정가에서 직제상의 상하관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 총리의 취임을 보는 두 부총리의 심경이 복잡한 이유는 더 있다.
황 부총리는 지난 2012년 5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이듬대 당직 개편을 실시했다. 당시 황 대표는 이 총리를 사무총장으로 발탁하려다 당내 친박 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박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이다. 그러나 이 총리가 원내대표 시절 세월호특별법 협상 등을 해결하면서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점에서 자칫 두 사람이 경쟁구도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박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세 사람이 내각에서의 상하관계나 경쟁구도를 떠나 정권에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 아직까진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