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유일호號..'구조개혁·재정건전성' 다 잡을까

  • 등록 2015-12-22 오후 4:40:57

    수정 2015-12-22 오후 4:40:57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하지나 기자]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 수장을 맡게 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11시께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처음 출근해 기재부 간부들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유 후보자가 당면한 과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해소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관리 등이다.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구조개혁도 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과제가 없다. 유 후보자가 지난 21일 개각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경제에 대해 “녹록지 않다”고 진단한 것은 이같은 위험 요인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3대 리스크 해법은 구조개혁

유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국내외 리스크에 대한 해법으로 구조개혁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성장세 둔화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구조개혁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경제 비상사태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앞으로 전개되는 과정에 대해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으로, 지금이 그런 행동을 취할 때”라고 말한 것은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 체질 강화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 후보자는 “단기적으로는 구조개혁을 위한 법안 처리가 중요하다”며 국회에 계류돼 있는 노동개혁 및 경제 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경제체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에 좀 더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부문장은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현재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시장 개혁 등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팀보다 재정건전성 강조

전임 최경환 경제팀은 내수 경기 활성화에 성공했지만,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유 후보자는 최 부총리에 비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 후보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재정학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정은 경제에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분야다.

유 후보자가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도 걱정을 많이 할 것이다” “거시정책 차원에서 부양을 하는 것이 벌써 몇 년째다” “적자 규모를 어느 정도로 가져가야 할지 이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다” 등의 발언을 쏟아낸 것은 재정정책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시절에도 경제활성화와 재정건전성을 조화롭게 연계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을 여러 차례 쓴 바 있다.

안종범·주형환과의 호흡 주목

4기 경제팀의 핵심인 유 후보자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호흡도 주목된다. 일단 이들이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기틀을 만든 인물이란 점에서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 후보자는 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안 수석은 같은 기간 인수위원회의 고용복지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두 사람은 모두 한국조세연구원 출신이다. 이들은 인수위 활동 직후 ‘건강한 복지를 꿈꾼다’라는 책을 공저하기도 했다. 유 후보자는 안 수석과의 친분에 대해 “가깝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와 주 후보자의 호흡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가 18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하던 당시 주 후보자는 기재부 정책조정국과 대외경제국에서 일하며 여러 차례 정책 조율을 했다. 주 후보자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시절 의원 신분이던 안 수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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