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최 부총리가 지난달 초 언급했던 ‘한국판 뉴딜’이 구체화된 것이다.
이번 방안은 정부의 재정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SOC 투자확대에 민간 자본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기업들의 리스크를 줄여 SOC 투자로 이끌되 지나친 이용료 상승을 억제하는 게 골자다. 기존 수익형(BTO)·임대형(BTL) 방식과 달리 민간의 사업위험을 정부가 일부 떠안는 위험분담형(BTO-rs)와 손익공유형(BTO-a) 방식이다.
정부는 민자로 추진하기로 했던 경인고속도로의 서인천~신월나들목 구간의 지하도로화 및 서울 경전철 사업 등에 우선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민간투자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BTO-rs, BTO-a방식으로 고속도로지하화, 경전철, 하·폐수처리장 등 약 7조원 규모의 신규사업을 이끌어내고 진행 중인 사업 절차를 단축해 2017년까지 1조 3000억원을 조기 집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외 재정 투입으로 이뤄진 사업을 민자로 전환해 연간 1조 8000억원의 재정부담을 줄일 것으로 추산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새 민간투자 방식으로 재정상 추진이 어려웠던 상수관망 개선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면서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사업, 서울 경전철 사업 등에 적용시 건설보조금을 줄여 재정절감을 하는 동시에 지나친 요금 인상도 제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민간투자 활성화방안이 한국 경제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해줄 ‘뉴딜’이 될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민간투자 대상시설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는 열거주의 방식을 버리지 않는 한 민간투자 활성화가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데 그동안 투자하지 못했던 부분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열거주의가 아닌 포괄주의 방식으로의 전환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