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중심 `이재명 책임론` 분출…“선배들 보라”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민주당 내 공부모임 ‘민주당의 길’은 14일 오후 ‘대선 1년 대한민국과 민주당’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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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미나를 마친 후 김종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사퇴는 `민주당의 길`에서 논의할 의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 내에 사법 문제 등을 두고 논쟁이 많은데,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비전이고, 중도 및 합리적인 국민의 목소리가 대변될 수 있는 정치권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당 지도부라는 게 뭐냐, 당을 이끌어왔던 분들이 자신들이 이끌어왔던 결과가 지금 이 상태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대선에 패배한 책임을 지고 송영길 대표는 물러났고, 문재인 대표는 당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하니까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지금까지 선배 대표들은 당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선당후사하는 정치로 다 자신을 먼저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퇴진 데드라인으로 오는 6월을 제시하고 있다. 내년 공천 관련 룰을 정비하기 전에 대표직을 내려놔야 새로운 지도부가 총선을 제대로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만약 이 대표가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분당’(分黨)이라는 최악의 경우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공천룰을 확정하기 전에 빠르면 4~5월, 늦어도 6월엔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 이 대표의 대안이 없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며 “도저히 같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갈라설 각오도 해야 한다. 건강한 민주당을 지향한다면 국민들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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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은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비명계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분출되고 있는 ‘이재명 책임론’과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자신의 리더십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나쁜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 내년 입법권까지 넘어가면 퇴행의 속도나 강도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게 우리의 일이고 제일 중요한 게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내년 총선 공천 제도를 준비할 ‘2024 총선 공천제도 TF’ 위원 11명 중 단 2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비명계로 채운 것 역시 이 같은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공천 TF 1차 회의에 참석해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민주당 내에서 누구나 수긍하는 합리적인, 그리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