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재계에선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줌으로써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지배력을 꾀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유족들은 삼성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을 법정 비율대로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이 부회장이 50% 상속하기로 합의하면서 ‘이재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경영 체제 변화 없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을 가능하도록 도왔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홍라희 여사 7709만1066주, 이재용 부회장 5539만4046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5539만4044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5539만4044주씩 상속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속 결과는 홍 여사 9분의 3, 세 남매 각각 9분의 2인 법정 상속 비율과 거의 일치한다.
삼성물산(028260)의 이건희 회장의 지분도 법정 비율대로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자녀가 각 120만5720주씩 상속했다. 홍라희 여사는 180만8577주를 받았다.
삼성SDS(018260)의 이건희 회장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이 2158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각 2155주, 홍라희 여사는 3233주를 상속했다.
다만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삼성 지배 구조상 삼성전자에 직결되는 삼성생명 지분은 차등 상속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 지분율은 이재용 10.44%, 이부진 6.92%, 이서현 3.46% 등으로 변경됐다.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에서 삼성물산(19.34%)으로 바뀌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을 하면서 가족 간 우애를 돈독히 하도록 분할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 이건희 회장의 보유했던 삼성생명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50% 상속해 이 부회장 중심의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생명 지분 50%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된 것은 홍라희 관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이 부회장의 경영을 돕기 위해 양보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그러면서도 삼성전자 지분은 가족들이 법정 비율대로 배분해 각자의 재산권을 최대한 인정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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