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수석은 프랑스 루이 14세 시절 재무상인 장바티스트 콜베르의 “예술적인 과세는 거위가 비명을 덜 지르게 하면서 최대한 많은 깃털을 뽑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세제개편 내용을 설명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증세는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인상하는 명시적인 것이다. 그렇게 보면 분명 증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환급액 축소에 대해선 “저도 그 부분은 참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다, 입이 열 개라도 다른 설명을 못하겠다”며 “이해해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봉급생활자들은 그래도 여건이 좀 나으니 좀 마음을 열고 받아 달라”고 말했다.
박근혜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약속했지만 세 부담은 늘어만 가고 있다. 연말정산뿐이 아니다. 올 초 담뱃값에 붙는 세금이 2000원 인상된 데 이어 주민세와 자동차세도 높아질 전망이다. 공약을 지키기 위해 각종 간접세 인상으로 서민 부담만 커지는 형국을 보는 국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연말정산에 대해 해명한 것은 이처럼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연말정산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연말정산 대란을 계기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 프레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증세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기재부가 이날 발표한 ‘1월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 규모는 205조4000억원으로 목표치 대비 11조1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잠정 추정됐다. 2012년 2조8000억원, 2013년 8조5000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세수 펑크’다. 반면 올해 복지예산은 115조50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