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때 20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을 논의했지만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찌감치 검토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대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에 예산을 투입하기 위한 위한 ‘맞춤형 추경’이 결정됐다.
세출 추경 5조...구체적 사용처 없어 ‘주먹구구식’ 비판도
경기 부양을 목표로 추경을 편성한다면 2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우 22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하면서 이 가운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세출 추경으로 12조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가뭄이나 메르스에 따른 경기하강 요인, 특히 청년실업, 수출부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감안해 잘 대처할 수 있는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해 ‘슈퍼 추경’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기재부가 새누리당에 추경 규모를 보고하면서 용도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먹구구식’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다음달 10일께 추경 항목을 확정해 국회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 추경 5조로 부족한 세수 충당
정부가 새누리당에 보고한 추경 편성안에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세입 추경도 포함됐다. 당초 전망했던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예산을 수립할 당시 기재부는 경제성장률 4%를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률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3.0%를 예상했고,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2.8%를 제시했다.
정부는 전망치보다 실제 성장률이 낮아진 데 따른 세수 부족을 세입 추경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올해 세수 결손 가능성에 대해 “다소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작년보다는 상황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조9000억원의 세수가 부족했지만 올해는 경기 상황에 따라 5조~6조원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라며 세입 추경 규모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세수 결손액이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로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낮아짐에 따라 실제 국세 수입은 221조원보다 적은 211조원 안팎에 그칠 것이란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