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기부금 120억원, 결국 반환…"부정적 여론 부담"(종합)

신천지 "사랑의열매 측 기부금 반환 요청"…"빠른 시일 내 기부처 찾을 것"
앞서 지난 5일 120억원 규모 기부금 입금
대구시장, 기부금 거부 의사 밝히기도
  • 등록 2020-03-06 오후 2:47:55

    수정 2020-03-06 오후 2:47:55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국면 전환을 위해 꺼내 들었던 ‘기부금 카드’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대구시장이 신천지의 기부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기부금을 받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측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신천지는 6일 오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으로부터 신천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반환요청이 왔다”며 “빠른 시일 내에 기부처를 찾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신천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써달라며 120억원의 기부금을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랑의열매 중앙회에 20억원, 대구지부에 100억이다.

신천지가 갑작스레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은 이유는 서울시가 신천지 사단법인 허가 취소를 추진하는 등 행정적인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약 사단법인 허가가 취소되면 부동산 취득세 면제나 교인들의 기부금 세금 혜택 등 그동안 종교단체로서 누리고 있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즉, 신천지의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권영진 대구시장이 기부금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등 신천지 기부금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면서 결국 사랑의열매 측도 기부금 반환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권 시장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금 신천지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대구시의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기부금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권 시장은 “확진 판정을 받은 다수 신천지 교인들이 전날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는 사례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며 “생활치료센터 입소에 적극 임하고 아직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들은 신속히 검사에 응해 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측은 “대구·경북 지역 생활치료센터 입소 및 검사 거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고, 이런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신천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수차례 공지를 통해 성도들에게 보건당국의 요청에 따라 협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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