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 6일 대변인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인데다 문 대통령의 친필이 아닌 컴퓨터로 인쇄한 편지인 탓에 형식적인 답변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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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친형 이래진씨는 14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편지를 열기 전 20~30분을 고민하다 열어봤지만 그동안 대통령이 밝혔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의 편지를 받은 조카도 ‘예상했던 내용 뿐’이라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카와 대통령이 주고받은 편지에 왈가왈부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조카가 편지를 통해 물었던 것이 많았는데, 답장에는 중간중간 발표했던 대통령의 소감 정도만 들어있고 하나의 문맥으로 간단명료하게 답을 하셨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는 지난 6일 공개된 공무원 아들의 편지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이군은 편지를 통해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강 대변인을 통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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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이번 답장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SNS를 통해 “편지만 있고 진정성은 없다”며 “피격 공무원 아들의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 진정성과 애절함이 뚜렷이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지켜줄 대통령이 없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답장이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이라니 내 눈을 의심했다. 최소한 친필로 유가족에게 진심을 담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가족 측은 해양경찰청에 피격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10호 동료 직원들에게 받은 진술 내용을 공개할 것을 청구했다. 이들 직원들이 해양수산부의 조사 과정에서 ‘월북 가능성은 불가능하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는데, 해경에서는 어떤 진술을 했는지 해경은 어떻게 월북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래진씨는 “대통령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며 “해경은 모든 과정을 숨김 없이 대통령과 유가족, 국민에게 말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