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정치국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를 통해 전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이 모든 직무에서 해임되고 당으로부터 출당·제명됐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3일 장성택 실각설을 처음 제기한 후 6일 만에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로써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된 장성택의 ‘2인자의 삶’은 40여 년 만에 막을 내렸다.
주목되는 것은 장성택의 숙청 과정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이 해임된 원인에 대해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부정부패, 해외도박, 여성들과의 부당한 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북한이 고위 간부를 숙청하면서 그 이유를 공개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조선중앙TV는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앉아있던 장성택이 인민보안원에 의해 체포되는 모습을 방영하기도 했다. 이는 1970년대 이전에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북한의 이 같은 강경 조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중심의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장문의 발표를 통해 장성택 숙청 사실을 확인한 것은 김일성, 김정일 시대까지 통틀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유일적 영도체제 확립과 확고한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설사 장성택이라도 용납하지 않는 게 북한 체제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성택의 신병 처리 문제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남편이자 김정은의 고모부다. 그러나 북한에서 반당·반혁명적 종파분자는 가장 중대한 범죄로 간주되므로 공개처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자유북한방송은 장성택이 이미 지난 5일 처형됐다고 주장했으나 사실 확인은 되지 않는다.
북한의 대표적 경제통이던 장성택의 몰락으로 북한의 대외 개방 속도가 느려질 경우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망은 어렵지만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 내부 동향이나 대외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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