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바이오社, 대규모 유증으로 '제2 한미약품' 꿈꾼다

한미약품, 유증으로 연구·개발 집중 투자해 '잭팟'
이수앱지스·아미코젠 등도 대규모 유증 결정
  • 등록 2015-06-16 오후 3:37:48

    수정 2015-06-16 오후 3:49:07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연구·개발(R&D) 등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자사의 가치를 높이려는 중소형 바이오 업체들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기업 이수앱지스(086890)는 지난 3일 34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앞서 이달 초를 전후해 아미코젠(092040)휴메딕스(200670) 등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유상증자 증가 추세는 최근 제약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높아지고 있고, 특히 한미약품(128940)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연구·개발의 결실을 얻으며 가치가 한 단계 높아지는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초 유상증자를 단행해 946억원의 투자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증자로 조달된 자금을 글로벌 임상시험과 설비증설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2.4%(2014년 3분기 기준)를 기록해 업계 평균(8.4%)을 크게 웃돌았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유상증자 후 주식 가치 희석 등의 우려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3월 급반등하기 시작했다.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와 78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해 16일 현재 44만9500원으로 유상증자 청약 마지막 날 종가(9만7400원)의 네 배 이상 뛰어올랐다.

이 같은 한미약품의 성과에 이수앱지스도 증자에 뛰어들었다. 34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끌어모은 자금으로 혈우병 신약과 항암제 신약, 파브리병 치료제 임상 3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이수앱지스의 청사진이다. 회사 측은 해당 신약 시장의 규모가 올해 약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는 증자분만큼의 가치 희석이 크게 다가오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바이오업체의 가치 상승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고려하면 이수앱지스의 이번 증자는 중장기 가치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자금 유입으로 현재 이수앱지스가 진행 중이 약품 개발의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제약용 효소 전문기업 아미코젠도 지난 1일 중국 제약회사의 지분매입을 위해 3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국 세파계 항생제 원료의약품(API)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아미코젠은 이번 증자를 통한 중국 제약회사 지분매입으로 중국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다.

필러 전문기업 휴메딕스는 지난달 말 4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휴메딕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끌어모은 자금으로 우수 기업을 인수하고, 신약개발에 필요한 임상 비용과 인구인력 확충 비용을 충당할 방침이다.

상장기업 컨설팅 업체 피터앤파트너스 고성민 대표이사는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제약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유상증자를 기폭제 삼아 현재의 성과를 지속적인 성장성으로 연결 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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