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발발 63주년에 '사이버 6.25' 발발

  • 등록 2013-06-25 오후 4:43:22

    수정 2013-06-25 오후 4:43:22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6.25 전쟁 발발 63주년을 맞은 25일 인터넷 상에서는 또 다른 남북 전쟁이 일어났다. 국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 코리아는 예고했던 대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웹사이트들을 공격했고, 이에 앞서 북한 해커그룹으로 추정되는 세력은 청와대 홈페이지를 해킹했다. ‘사이버 6.25’가 발발한 셈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는 사진과 함께 ‘통일대통령 김정은 장군님 만세!’라는 메시지가 게재됐다. 당시 청와대 비서진들은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상반기 마지막 국무회의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따라서 10여 분이 지난 후에야 상황을 파악하고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비슷한 시간 국무조정실, 새누리당 시·도당, 일부 언론사 홈페이지도 공격을 받았다.

이번 해킹을 자행한 세력은 자신들을 ‘민주와 통일을 지향하는 어나니머스 코리아’라고 밝혔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북한 웹사이트 해킹에 앞서 북한 해커그룹이 이들의 이름을 이용해 보복성 선제공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해킹 예고에 강하게 반발해왔다는 점에서다.

북한은 정찰총국 산하에 사이버전담부대원 3000명을 두고 있다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며 실제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 인력은 3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어나니머스 코리아도 이날 정오부터 조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웹사이트들을 차례로 ‘탱고다운(해커들의 용어로 해킹 성공을 의미)’시켰다. 남북의 주요기관 웹사이트들이 연달아 해킹을 당하면서 사이버 전쟁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이날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는 국정원이 전일 공개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과 관련한 보수·진보의 대립이 극에 달했다.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은 “북방한계선(NLL) 논란의 진실이 밝혀져서 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인 반면, 진보 세력은 국정원의 회의록 공개가 부적절했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한 듯 “NLL은 젊은이들이 피와 죽음으로 지킨 곳”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인터넷 뉴스 댓글을 통한 네티즌들의 설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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