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수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환율·유가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다. 현대자동차(005380)의 파업 지속 가능성과 한진해운(117930)의 법정관리 돌입도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0개월 만에 수출 ‘플러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이 401억달러로 전년동월보다 2.6%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이 증가한 것은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 비해 조업일수가 2일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컴퓨터·선박·석유화학·섬유 등의 수출 물량이 증가했다. 품목별로 선박 89.9%, 컴퓨터 23.4%, 철강 5.4%, 석유화학 4.1%, 자동차부품 3.2%, 반도체 2.5%, 섬유 2.3%, 일반기계 1.5%를 기록했다.
5대 유망소비재 중 화장품·의약품·생활유아용품·농수산식품은 증가세를 지속했고 패션·의류는 증가로 전환됐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수출이 22.8% 증가한 가운데 일본·동남아국가연합(ASEAN)·독립국가연합(CIS)·인도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중국·미국·중동 수출은 감소율이 축소됐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2015년 9월 이후 낮은 감소율(-5.3%)을 보였다.
산업부는 “이달은 주요업체 하계휴가에 따른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반도체·평판 디스플레이(DP)·석유화학이 올해 중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13개 주력품목 중 8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하는 등 우리 수출품목이 전반적으로 세계시장에서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다만 수출 증가세 지속 여부에 대해선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수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 여건이 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환율, 유가 변동 등이 수출에 미칠 영향을 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하반기 수출이 계속 증가세를 유지할지 단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파업이 수출 증가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있다. 8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동월보다 14.8% 감소한 23억달러로 6년 6개월 만에 최저 실적을 냈다. 현대차 등 주요 업체의 파업 여파로 9억2000만달러의 수출 차질이 발생한 탓이다.
산업부는 “자동차 업계 파업이 없었더라면 8월 수출은 약 5%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법정관리에 돌입한 한진해운도 변수다. 산업부에 따르면 수출의 해상 운송 비중은 70%에 달하고, 전체 해상 물동량 중 한진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6% 안팎이다.
정 실장은 “전체 수출 물동량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품목별로는 일부 한진해운을 통해서 출하하는 기계·섬유 등의 경우 일부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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