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타계한 `철강왕` 박태준은 누구인가

  • 등록 2011-12-13 오후 5:43:09

    수정 2011-12-13 오후 5:43:09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13일 타계한 고(故) 박태준 포스코(005490) 명예회장(사진)에게는 `철강왕`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어 다녔다. 그만큼 우리나라 철강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한국전쟁 후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 땅에 제철소를 건설, 우리나라 철강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지난 1927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일본 와세다대를 중퇴하고 육사(6기)에 입학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생도와 교관으로 만났다. 박 명예회장과 철강의 인연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집권 후 공업 입국의 달성을 위해 종합제철소 건립을 놓고 고민했고, 임무의 적임자로 박 명예회장을 떠올렸다. 생도 시절 탄도 계산에서 능력을 보였던 점을 기억한 것. 결국 박 명예회장은 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종합제철소 건립 프로젝트를 맡았다.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박 대통령에 앞서서도 제철소 건설 시도는 있었다. 한국 정부가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초의 종합제철 건설 계획을 세운 것은 1958년 자유당 정부 시절. 그러나 자금 부족, 정국 혼란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박 명예회장이 제철소 건립 프로젝트를 맡았을 당시 우리나라는 자본과 기술, 경험은 물론 부존 자원마저 없었다. 일관제철소 건설은 현실과 동떨어진 꿈에 가까웠다.

특히 전쟁으로 황폐화된 한반도에 종합제철소를 건립한다는 계획에 어느 나라도 자금을 투입할 의향이 없었다. 결국 박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대일청구권자금을 제철소 건설에 쓸 수 있도록 하는 회담을 극적으로 성사시켰다. 일본 3대 철강 오너들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기술 이전 약속을 받아냈다.

박 명예회장은 온갖 어려움을 딛고 영일만에 종합제철소를 성공적으로 건설했다. 이어 광양만에 세계 최신예 최대 제철소 건설을 성공했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영일만과 광양만의 신화`라고 이야기한다.

지난 1978년 중국의 최고 실력자 등소평은 일본의 기미츠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나야마 요시히로 당시 신일철 회장에게 "중국에도 포항제철과 같은 제철소를 지어달라"고 했다가 "중국에는 박태준이 없지 않느냐"라는 대답을 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1987년 박 명예회장에 대해 "군인의 기와 기업인의 혼을 가진 사람"이라며 "우리의 풍토에서 박 회장이야말로 후세의 경영자들을 위한 살아있는 교재로서 귀한 존재"라고 극찬한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박 명예회장의 도전정신, 책임의식과 완벽주의, 철저한 투명경영, 인간존중의 경영이념은 글로벌 포스코의 정신적 자산으로 지금도 면면히 계승, 발전돼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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