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있는 경제 외교
박 대통령은 베트남을 국빈방문하면서 베트남의 문화를 언급하고 명언을 인용하면서 베트남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8일 경제협력 만찬간담회에서는 베트남의 국부(國父)로 존경받는 호찌민 초대 주석의 명언인 ‘변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변화하는 것에 대응한다’를 인용했고, 9일 국빈만찬에서는 ‘폭풍우는 나무가 강하고 튼튼함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기억하라’고 했다.
같은날 총리 주재 만찬에서는 ‘친구는 서로를 신뢰하고 한결같이 배려해야 한다’는 베트남 속담을 인용하며 신뢰에 기반한 양국 관계의 상생과 번영 필요성을 설명했다.
앞서 8일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베트남의 대표적 음식인 ‘베트남 쌈’에 비유하며 양국 경제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5~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양측의 이해상충을 조율해 회의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G20의 위상 회복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G20의 힘은 공조에서 나오고, G20의 신뢰성은 약속이행을 통해 확보된다”고 발언해 회원국 정상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박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방문에서 ‘마음’을 얻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8일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 직접 참석하고, 9일 호찌민 초대 주석의 거소를 방문하는 모습을 통해 베트남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며 소통했다.
같은날 경제협력 만찬간담회에는 베트남 사회에 공헌하는 인사를 초청,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CSR) 활동을 강조한 것도 ‘마음’을 주고받는 행보의 일환이었다.
박 대통령이 10일 호찌민을 방문하면서 베트남 고용과 수출에 기여하는
한세베트남을 찾은 것은 베트남이 무역역조 시정을 요청 중인 점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경제적 실리 추구 외교
박 대통령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면서도 경제적 실리를 취했다. 무엇보다 베트남 방문에서는 쯔엉 떤 상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교역 및 투자에 유리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했다.
박 대통령은 무역역조 현상을 우려하는 베트남을 설득해 2020년 교역목표를 700억 달러로 높여잡았다. 베트남과 높고 포괄적인 FTA를 2014년 내에 타결키로 합의하면서 협상 모멘텀을 확보했다.
원자력발전소, 석유비축시설, 화력발전소 등 3대 프로젝트를 위한 기반을 조정한 것도 이번 베트남 방문의 대표적인 성과다.
박 대통령은 또 79명에 달하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방문하면서 기업인들에게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다. 아울러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 개설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내는 등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에도 적극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