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서울 등 도시를 떠나 시골로 내려가는 가구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디.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를 이뤘던 귀농·귀촌 가구는 40대 이하 연령층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수도권 전월세난과 청년 취업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 귀농가구의 연령별 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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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귀농·귀촌 가구는 4만4586가구로, 전년대비 1만2162가구 증가했다. 귀농이 1만1144가구로 221가구(2.0%) 늘었고, 귀촌은 3만3442가구로 1만1941가구(55.5%) 많아졌다.
귀농의 경우 경북(2172가구), 전남(1844가구), 경남(1373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귀촌은 경기(1만149가구), 충북(4238가구), 제주(3569가구)순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귀농은 매년 1만1000~1만2000명 수준 늘고 있고, 귀촌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귀농과 귀촌 모두 베이비부머인 50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만 40대 이하 가구의 비중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가구주의 연령대를 보면, 40대는 귀농 가구의 22.4%, 귀촌 가구의 22.0%를 차지했다. 30대는 각각 10.7%, 19.6%로 조사됐다. 40대 이하의 귀농·귀촌 증가율(43.0%)도 평균 증가율(37.5%)보다 높았다.
시골로 내려가기 전 거주지는 귀농인의 경우 경기, 서울, 대구, 부산, 광주 순으로 많았고, 이 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46.0%로 집계됐다. 귀촌인의 직전 거주지역 역시 경기, 서울, 인천 순서로 많았다.
농식품부는 “수도권 인접지역에 집중됐던 귀농·귀촌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 가세하면서 동기도 다양화됐다”고 설명했다.
| 귀촌가구의 연령별 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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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귀농·귀촌 현상이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가속화되고 기대수명이 높아지면서 장·노년층의 탈도시화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저성장 경제 상황에서 청·장년 고용여건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농촌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 이주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에서의 다양한 경력이 시골 생활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점도 귀농·귀촌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고창군의 경우 마을이장의 12%를 귀농·귀촌인이 차지했고, 이들의 작목반·청년회 참여 비율도 높았다.
일부 귀농·귀촌인들은 지역주민과의 갈등이나 외로움 등을 이유로 다시 도시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정연구센터 조사 결과 귀농·귀촌 2~3년 경과 후에도 시골 생활을 유지하는 가구가 98%에 달했다.
정부는 귀농·귀촌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귀농·귀촌 저해 규제 완화, 정착단계별 지원 정책의 성과 확산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빠른 증가세인 40대이하 젊은 귀촌인 농촌 정착을 촉진할 수 있는 주거 등 정주여건 개선, 일자리 연계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