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은 중국과 가까운 최고위층 인사이자 북한의 대남정책에서도 군부를 견제해온 온건파로 분류된다. 따라서 장성택의 숙청은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 제거 후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대남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 경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지연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무산되는 것은 물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유라시아 철도)’는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 철도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계를 뜻하는데,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TKR조차도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이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그가 주도했던 나진·선봉 경제지구 개방사업을 ‘매국’이라고 맹비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와 맞닿아 있는 나·선 특구는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의 핵심 지역이다. SRX의 주요 구간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해 장성택 주도 하에 이 경제특구의 부두인 나진항의 50년 사용권을 중국에 넘겼는데, 이에 대해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는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남북은 지난 8월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정치·군사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개성공단의 정상적인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외교부청사에서 개최된 외교부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적으로 수많은 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오늘 아침 북한의 장성택 처형 긴급 보도에서 보듯이 우리가 처한 외교안보 환경은 매우 엄중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익 우선과 신뢰외교 기조 하에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지구촌 행복 기여를 4대 목표로 정하고 꾸준히 추진하는 한편 국민이 피부로 성과를 체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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