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처형..박근혜정부 3대 외교정책 어디로

  • 등록 2013-12-13 오후 3:53:42

    수정 2013-12-13 오후 4:07:58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북한의 2인자였던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된 것으로 13일 확인됨에 따라 박근혜정부의 외교정책에도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3대 외교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모두 북한과의 관계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에서다.

장성택은 중국과 가까운 최고위층 인사이자 북한의 대남정책에서도 군부를 견제해온 온건파로 분류된다. 따라서 장성택의 숙청은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 제거 후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대남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 경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지연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무산되는 것은 물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유라시아 철도)’는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 철도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계를 뜻하는데,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TKR조차도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달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계기가 마련된 한국 기업의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도 현재로선 북한의 의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그가 주도했던 나진·선봉 경제지구 개방사업을 ‘매국’이라고 맹비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와 맞닿아 있는 나·선 특구는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의 핵심 지역이다. SRX의 주요 구간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해 장성택 주도 하에 이 경제특구의 부두인 나진항의 50년 사용권을 중국에 넘겼는데, 이에 대해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는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장성택 숙청과는 별개로 경제개혁을 추진할 것이란 징후도 포착된다. 북한이 오는 19일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위 제4차 회의를 열자고 제안해온 것이 대표적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은 장성택 관련된 부분은 내부 문제이고 개성공단과는 분리시켜 원래 일정대로 계속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예상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 8월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정치·군사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개성공단의 정상적인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외교부청사에서 개최된 외교부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적으로 수많은 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오늘 아침 북한의 장성택 처형 긴급 보도에서 보듯이 우리가 처한 외교안보 환경은 매우 엄중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익 우선과 신뢰외교 기조 하에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지구촌 행복 기여를 4대 목표로 정하고 꾸준히 추진하는 한편 국민이 피부로 성과를 체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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