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현대중공업이 최근 SK E&S로부터 수주한 LNG선 2척 중 한 척에 대해 RG를 발급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한 척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이 RG 발급을 검토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에 대해 RG를 발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수주된 두 척 중 한 척은 우리(KEB하나은행)가 하고, 나머지는 국책은행(수출입은행)이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RG란 선주가 주문한 선박을 제대로 인도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은행 등 금융기관이 서는 보증이다. 선주는 조선사에 선박을 주문하면서 선수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만약 조선사가 파산 등 이유로 선박 건조를 마무리 못하면 금융기관이 선수금을 대신 돌려준다는 뜻이다. RG 발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수주는 취소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9일 국내 은행장들을 긴급 소집해 “조선업을 둘러싼 시장 불안심리가 완화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선업계에 대한 금융지원을 줄이지 말라는 압박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한 은행장은 “조선업 자구안을 승인하기로 한 만큼 조선업 여신에 대한 만기 연장 및 RG 발급에 지원해 달라고 금감원이 요청했다”며 “현대중공업과 관련해 은행들이 추가로 RG를 발급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지만, 채권단이 조율해 RG발급을 할 수 있도록 하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이 현대중공업에 대해 RG 발급을 재개하면서 조선업계에 대한 금융권의 태도가 다소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9일과 10일 성동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에서 수주한 선박 8척에 대한 RG 발급은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을 보인다. 정식 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고, 각 회사의 이사회 승인 등이 마무리 돼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그리스에서의 수주는 선박의 사양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계약 체결이 아니라 계약 체결에 합의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계약이 체결되면 수주 적정성을 심사해서 은행권이 RG를 발급하는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