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부양책과 미국 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기대감이 전 세계 증시를 끌어올리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했지만, 환율 하락이라는 ‘삭풍’이 불었다. 그동안 환율 상승 효과를 봤던 현대차(005380) 등 대형 수출주 중심으로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분 현재 기아차(000270)의 주가는 3.32% 하락한 5만2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005380)는 1.54%, 현대모비스(012330)는 1.68% 내리는 등 자동차 관련 대부분 종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다른 대형 수출주도 약세를 기록 중이다.
세계 증시 안정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코스피는 약세를 보이며 좀처럼 상승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달러화 대비 약세 흐름을 보였던 한국 등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최근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완화와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 약화가 신흥국 통화 절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 수출주, 특히 자동차업종은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된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어왔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엔 반대가 됐다. 부진한 글로벌 경기로 수요가 많지 않아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고 이로 인해 금리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수요가 많으면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질 수 있지만, 지금 글로벌 경기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주가가 환율에 따라 등락을 오가고 있다”며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