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키워드]외국인 '팔자' 행렬 끝이 보이나

  • 등록 2015-09-09 오전 11:24:00

    수정 2015-09-09 오전 11:24: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록을 세우고 있는 외국인의 ‘팔자’ 행렬이 이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일까. 외국인 수급이 소폭이지만 순매수세로 돌아섰고, 증권가도 이제는 ‘끝’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24거래일간 순매도해 왔던 외국인은 9일 오전 11시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462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도 행렬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중국 경기 우려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서 비롯됐다. 만약을 대비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 돈을 빼 현금 등 안전자산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말이다. 24일간 지속된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무려 4조9344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8월4일까지 6조7829억원 순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한 달여 만에 올해 유입금액 상당부분이 빠져나갔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미 외국인의 매도를 이끈 악재는 대부분 증시에 반영됐고, 신흥국 중 한국은 차별화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펀드매니저들의 신흥시장에 대한 경계는 변함이 없지만 한국의 경우 그 비중을 역사적 하단 수준까지 낮춰둔 상황에서 추가적 하향조정 여지가 많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펀드 편입비중과 시장 밸류에이션 모두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쳐진 한국증시 입장에선 상당한 규모의 반사 수혜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적인 변수가 외국인 매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현재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이미 반영돼 지수가 하락한 상황”이라며 “4개월간 충분한 가격 조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젠 매도 흐름이 멈추고 되돌림(매수)이 나올 수 있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의 외국인 매매동향이 바뀌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840억원 순매수 하는 등 기조가 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외국인 매매 방향과 시장 변곡점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내포돼 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러브콜을 외국인 매도 추세 진정을 위한 긍정적인 상황 변화”라고 진단했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의 진정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매수 전환 흐름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글로벌 유동성에 큰 영향을 끼칠 FOMC를 일주일 앞두고 외국인이 한국증시 비중에 변화를 주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며 “매수 추세를 전망하기 위해선 FOMC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리를 9월에 인상하지 않는다고 해도 더 이상의 유동성 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하되 소폭의 금리 인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시키는 것이 오히려 국내 증시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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