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부터 24거래일간 순매도해 왔던 외국인은 9일 오전 11시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462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도 행렬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중국 경기 우려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서 비롯됐다. 만약을 대비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 돈을 빼 현금 등 안전자산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말이다. 24일간 지속된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무려 4조9344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8월4일까지 6조7829억원 순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한 달여 만에 올해 유입금액 상당부분이 빠져나갔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미 외국인의 매도를 이끈 악재는 대부분 증시에 반영됐고, 신흥국 중 한국은 차별화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펀드매니저들의 신흥시장에 대한 경계는 변함이 없지만 한국의 경우 그 비중을 역사적 하단 수준까지 낮춰둔 상황에서 추가적 하향조정 여지가 많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펀드 편입비중과 시장 밸류에이션 모두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쳐진 한국증시 입장에선 상당한 규모의 반사 수혜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의 외국인 매매동향이 바뀌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840억원 순매수 하는 등 기조가 변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의 진정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매수 전환 흐름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글로벌 유동성에 큰 영향을 끼칠 FOMC를 일주일 앞두고 외국인이 한국증시 비중에 변화를 주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며 “매수 추세를 전망하기 위해선 FOMC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리를 9월에 인상하지 않는다고 해도 더 이상의 유동성 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하되 소폭의 금리 인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시키는 것이 오히려 국내 증시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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