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만난 수출기업인들 “한미FTA, 기대반 걱정반”

2·3차 협력업체들, 원산지증명 우려 가장 많아
李대통령 “한국 기업인들 적응력 빠르다”
  • 등록 2012-03-15 오후 3:22:54

    수정 2012-03-15 오후 3:35:01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발효된 가운데 중소 수출 기업인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특히 원산지증명에 대한 걱정이 주를 이뤘다. 이명박 대통령이 강남구 삼성동 FTA 무역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조영훈 일진산업 사장은 이 대통령과 만나 “한미 FTA는 기대하면서도 걱정하고 있다”며 “원산지증명에 문제가 있으면 미국에서 바로 조사도 온다고 하는데, 그러면 변호사도 고용하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김을주 갑을오토텍 전무는 “한미 FTA가 발효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대환영이다”면서도 “2, 3차 협력업체들이 부품의 원산지증명을 제대로 해야 완성차 업체도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진산업과 갑을오토텍은 자동차 부품업체다. 자동차 업종은 한미 FTA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소규모 부품업체들은 원산지증명 등에 대한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섬유업종도 마찬가지 우려를 나타냈다.

이경주 웰크론 부사장은 “섬유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다품종 소량이라 서류가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대부분 업체가 영세하다”며 “한미 FTA로 인해 원산지증명을 하려면 사람도 따로 채용해야 하고, 전산시스템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부담이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염규배 섬유산업연합회 이사는 “섬유 기업의 90%가 중소기업이다. 원산지증명 등에 있어서 취약하다”며 “연합회에서 교육을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출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은 후 “FTA가 시작되면 업계가 걱정하듯이 2, 3차 협력업체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한국 기업인들이 적응력이 빠르니까 시작하면 곧 적응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을 계기로 무협 센터도 있지만, 지경부에서도 도와줘 기업들이 빠르게 적응되도록 하라”고 관계 부처에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 FTA가 수출뿐 아니라 수입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제품들 싸게 수입돼도 국내 유통과정 거치면서 가격이 올라가 소비자들은 정작 가격인하 혜택을 못 볼 수도 있다. 지경부는 수입품 가격을 잘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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