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朴대통령 기자회견 질의응답①

  • 등록 2014-01-06 오후 12:09:15

    수정 2014-01-06 오후 12:09:15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집권 2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후 기자회견을 했다. 다음은 질의응답 내용이다.

-올해로 박근혜정부가 출범 1주년 맞았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남다른 소회가 있을 것이다. 소회와 향후 국정운영 구상과 각오를 밝혀달라.

▲ 정말 어떻게 지나갔나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낸 한 해였다.

외국 방문도 여러 차례 있었는데 미국과 중국을 시작으로 러시아, 아세안(ASEAN) 여러 나라와 유럽의 여러 나라를 방문했다.

그 일정이 굉장히 벅차고 힘든 일들이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본다.

지난 연말에 방공식별구역이 문제가 됐을 때 잘못하면 동북아 위기를 가져오는 그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그동안 그런 나라들과 일 년 동안 관계개선을 꾸준히 한 결과, 이 문제도 잘 해결될 수 있었다.

러시아와의 문제도 참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었다. 그러나 G20 이라든가, 한국에서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여러가지 문제들이 잘 해결이 되고 서로 가까워질 수도 있었다.

올해 첫 가시적인 성과로 한국과 러시아간 비자면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그것도 작년을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

국내적으로는 오랜 기간 관행으로 잘못돼온 일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국민이 신뢰를 보내주셔서 해나갈 수 있었다.

국민이 경기가 좀 좋아지고 활성화되는 것을 체감해야 하는데 그것이 본격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회복 불씨가 조금씩, 어렵게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더 열심히 올해 초부터 (힘을) 쏟는다면 경기회복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고, 국민 살림살이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2년차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꼭 성공적으로 추진해 경제를 확실히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한다.

-대통령께서는 국정기조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추진 중이다. 신년 구상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제안하기도 했다.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위해 올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들 준비하고 있는지, 언급 가능한 범위에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린다. 장성택 처형 등으로 인해 북한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심각한 시나리오로는 어떤 상황까지 설정하고 국가안보실으로 중점 대비하는가.

▲평화통일 기반구축은 남북관계는 물론, 우리의 외교안보 전반을 아우르는 국정기조라 할 수 있다. 지금 국민들 중에는 ‘통일비용 너무 많이 들지 않겠느냐, 그래서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있겠나’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

그러나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 라고 생각한다. 세계적 투자전문가의 얼마전 보도를 봤다. ‘남북통합 시작되면 자신의 전 재산을 한반도에 쏟겠다, 그럴 가치가 충분히 있다, 만약 통일이 되면 우리 경제는 굉장히 도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저는 한반도 통일은 우리 경제가 대도약할 기회라 생각한다.

통일기반 구축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세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다.

첫째 한반도의 평화를 만드는 것이다. 국민이 우선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보태세를 튼튼하게 해야 하고, 특히 북한의 핵위협이 있는 한 어떤 남북경협, 교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 공동발전, 영내 공동발전도 이것 때문에 이뤄질 수 없다.

그래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가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적극 도우려 한다. 그러기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할 것이다. 다양한 해결방안도 강구하려 한다.

두 번째, 대북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도 좀 더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남북한의 주민들이 그동안 너무 오랜 기간 서로 다른 체제 속에 살았기 때문에 이것이 과연 같은 민족이냐 생각들 정도로 생각하는 방식, 생활방식 너무나 달라졌다. 특히 또 많은 북한 주민이 굉장히 열악한 생활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 확대해나가고 남북간 주민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건전한 민간교류도 확대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한 경험이 풍부한 유럽 NGO들이 있다. 그런 NGO, 한국NGO가 힘을 합쳐야 한다. 북한의 농업, 축산업을 지원한다면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도 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한 주민에 대한 이해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남북한 동질성 회복은 탈북민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탈북민들이 오랫 동안 다른 체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탈북민이 잘 정착해 행복하게 살게 보듬는다면 통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통일은 국제사회의 공감대, 또 국제사회도 그것을 지원하고, 같이 협력할 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미국, 중국, 러시아에서 정상회담하면서 남북통일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고 통일에 대한 공감대 형성했다.

이러한 외교적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고 특히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중심으로 해서 영내 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한반도 통일, 주변 국가들의 공동 번영이 선순환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겠다.

작년 장성택 처형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민 뿐 아니라 세계인이 북한 실상에 대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될 것이고, 어떤 행동으로 나올 것인지 세계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특정 상황을 예단하기보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튼튼한 안보태세를 잘 갖춰서 국민들이 어떤 경우에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평화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이것을 위해 미국, 중국을 비롯한 우방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

-대선이 끝난 지 일년 지났다. 그럼에도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이 시끄럽다. 야당은 특검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고, 야당의 특검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실 것인지. 지난해말 여야가 국정원 요원의 기관 상시출입 금지 등을 담은 국정원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서도 평가해달라.

▲ 지난 일년간 이 문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국력이 소모된 것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미 제가 국회 시정연설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준다면 그것을 국민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다행히 연말에 여야가 많은 논의 끝에 국가정보원, 또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했고, 그래서 국가정보원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했기 때문에 이제는 제도적으로 그런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이 됐다.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우리가 함께 미래로 나갔으면 한다.

그리고 새해를 시작한 만큼 이제는 정부, 국회, 여야 모두가 경제를 살리고 민생 회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국민도 이런 모습을 가장 보고 싶어하지 않으시겠나.

특검과 관련해서는 현재 재판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이런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국내 가계자산의 80%를 차지하는 부동산시장의 활기 없이는 내수 활성화가 불가능하다. 주택매입자에 대한 장기 저리대출 등 파격적인 주택정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복안이 있는지.

▲하우스푸어는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이고 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게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렵게 빚을 내 집을 장만했는데 이자를 갚느라 쓸 돈이 없다 보니까 소비가 안 되고 내수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하우스푸어 문제를 완화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까지 있었던 부동산 규제들은 오래전 부동산 과열기에 만들어진 규제인데 지금은 시장 상황이 달려졌는데도 계속 (규제가) 있다보니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왜곡되고 있다.

이번에 다행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취득세 영구인하, 수직증축 허용 등 부동산 관련 법들이 통과됐다.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들이었다. 올해부터는 주택매매가 활성화되리라 기대한다. 그동안 두 채 가운데 한 채를 팔고 있어도 세금 때문에 팔지 못하던 사람들도 이제 골칫거리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살 사람이 생기고 팔 사람이 생기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기저리대출도 계속 확대해서 주택매입에 부담이 없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이익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등도 최대한 확대하려 한다.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다양하고 쾌적한 공공임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전·월세를 안정시키겠다. 주택 바우처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이른바 ‘부자증세법’을 처리했다. 대통령은 ‘증세가 필요하다면 증세를 논의하는 기구를 구성해 논의하겠다’고 밝혀왔는데 올해 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 있는가.

▲‘돈을 얼마나 버느냐’에 앞서서 ‘얼마나 돈을 알뜰하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증세를 말하기 이전에 살림살이를 알뜰히 해서 씀씀이를 줄인다든지, 비과세·감면 등 조세제도를 잘 정비하고, 중간에 줄줄 새는 낭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 없다.

나아가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을 통해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그래서 많은 투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한 이후에도 재원이 부족하다면 그때 증세를 논의하는게 올바른 순서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정부 지출로만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 돈은 국민의 혈세이다. 세금을 자꾸 걷는 것보다는 규제를 풀고 (경제를) 활성화해 세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도록 한다면 그 과정을 통해 일자리와 가계부채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이번에 증세와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여야 간 논의를 하면서 합의된 내용이다. 정부가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국회에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존중한다.

그리고 앞으로 조세와 국민이 바라는 복지 수준에 대해 국민의 합의가 필요하다면 국민대타협위원회 같은 것을 설치해 최선의 조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

-수도권에 비해 지역의 경제여건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역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의 축소 조정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에 대한 입장은.

더불어 지역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희망을 줄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가.

▲ 4대강 사업을 제외하면 올해 SOC 사업은 축소되지 않았다. 올해 예산에서 SOC 투자 규모가 23조7천억원쯤 되는데 지난 5년간 평균인 23조4천억원보다 오히려 더 높다. 지역공약 투자 규모도 작년보다 늘었기 때문에 앞으로 지역 공약이 본격 추진되면 SOC 투자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발전 전략을 잘 짜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최대한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특화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재정보조 방식도 포괄 보조방식으로 해서 지역 자율성을 확대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재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말하자면 지방이 주민 의견을 수렴해 전략을 잘 수립하면, 중앙 정부는 인프라를 맞춤형으로 집중해서 지원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아 이것이 국가발전의 동력이 되게 하자는 차원에서 창조경제 타운을 활성화한 바 있다. 이게 웹사이트에서 됐는데, 올해는 창조경제의 열기가 오프라인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지방 곳곳에 공간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게 아니라 민관합동추진단을 만들어 지역별로, 지역 특성에 따라 지역상공인, 전문가, 거점대학 등과 잘 의논해 센터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관합동추진단 멤버들도 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전문가, 정부에서도 뒷받침하기 위해 들어가는 등 그렇게 짜여 있다. 지역 상공인들과 의논하고, 전문가와 기업이 잘 알기 때문에 그렇게 맞춰서 하면 지역 특성에 맞는 혁신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내수경기가 살아야 한다. 지역 중소기업, 건설시장,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해서 민관이 참여하는 6개 TF를 구성했다. 이 TF가 활성화되면 규제가 풀리게 될 것이고 소비, 투자 등의 내수가 활력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불통 논란에 관련한 질문이다.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인식의 문제를 지적하며 “역사는 국민의 혼”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특히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해 교육 현장의 왜곡된 진실이 원인이고 새 정부서 바로잡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사 교과서 채택문제서 보듯 역사적 인식에 대한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에서도 왜곡된 괴담이 SNS에서 유포된다고 지적했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은 이런 왜곡된 진실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말해달라. 그리고 야당에서 이런 문제의 원인이 대통령의 불통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국정홍보 선제적 대응방안은 어떤 것을 구상하고 있는지 말해달라.

▲역사 교과서 문제가 이념 논쟁으로 번지는 것이 참 안타깝게 생각됐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왜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교육을 제대로 정확히 시켜야 하느냐 하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야 한다.

올바른 국가관을 갖게 하고 헌법정신에 기초한 공동체적 가치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 역사교육 목표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미래 세대가 올바른 역사인식 가지려면 무엇보다 사실에 근거한, 균형잡힌 교과서를 가지고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 좌건 우건 이념적 편향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보도를 보면 일부 교과서는 불법 방북을 처벌한 것을 탄압이라고 표현한 경우도 있고, 독일 통일도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편향된 인식을 갖게 해서는 안되고, 이런 것들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것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되고 교육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검토해 의견을 잘 수렴해야 한다. 국민이 우리 아이의 역사교육은 걱정 안 하고 학교에 맡겨도 되겠다고 믿을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소통을 얘기했는데, 이와 관련해 여러 많은 얘기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통을 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소통의 의미가 단순한 기계적 만남이라든지, 또는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이라도 적당히 수용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소통인 것인가.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보면 불법으로 막 떼를 쓰면 적당히 받아들이곤 했는데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소통이 안돼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위한 전제조건은 모두가 법을 존중하고, 법을 지키고,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공정하게 적용·집행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국민도 믿음 속에서 자기가 억울하게 당하지 않고 사회가 바르게 간다 하는 생각에 안도하면서 살 수 있다.

그런 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그런 것을 다 받아들이는 사회가 소통이 잘된다고 한다면 우리 사회는 점점 왜곡돼 나가지 않겠나. 그래서 나쁜 관행이 덕지덕지 쌓여 깨뜨리기 어렵고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고통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철도노조 파업에서도 정부가 “민영화 하는 것 아니다”라고 누차 얘기해도 그 말 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불법 파업을 이어갔는데 이런 상황에서 직접 만나는 방식의 소통이 가능할 것인가 생각해봤다.

제가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도 못 만날 이유가 없고 앞으로도 소통에도 더욱 힘쓰겠지만 불법이라든가 이런 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아주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

부족한 점은 있지만, 저는 우리 국민과 다양한 방식으로 그동안 소통을 해왔다.

제가 틈이 나면 현장을 방문해서 현장 목소리 경청하고 농어민,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문화계, 과학계, 청년, 지방, 이런 각계 각층의 국민과 대표들과 만나서 청와대에서 간담회 하고 제가 가서도 간담회 하면서 소통했다.

전국 각지에서 청와대에 민원이 답지한다. 그런 민원 해결하는데도 노력해왔다.

기억나는 얘기를 하나를 해드리면 15년전 사망한 여대생의 아버지가 “죽은 딸이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됐는데 억울하다. 절대 단순 교통사고 아니다”라며 민원을 보냈다. 그동안 역대 정권마다 이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형식적인 답변만 오고 해결이 안 됐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되든 안되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민원을 보내왔다. 검토해 보니 당시 경찰의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고 민원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아버지 입장에서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한가. 그래서 다시 조사해 15년 만에 범인이 잡혀 유가족이 한을 풀 수 있었다.

다양한 민원 관련 얘기들이 있다. 과거 청와대 민원비서관 자리가 가장 한가한 자리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가는 곳곳에, 해외순방에도 민원비서관이 가서 해외동포들의 얘기를 다 기록하고 하나하나 해결하고 있으며 저도 수시로 그것을 점검하고 있다.

국민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으시겠지만, 더욱 국민의 목소리 경청하며 노력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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