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방중 첫날인 27일 오후 인민대회당 동문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부터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양국 청소년대표단 공동접견, 조약서명식, 국빈만찬까지 시 주석과 함께 보낸 시간은 5시간 30분이었다.
둘째날인 28일에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오찬을 제의했다. 이날 오찬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30분부터 낮 1시25분까지 열렸다. 두 정상이 이틀간 대면한 시간은 7시간 반에 달한다.
중국 정상이 방중한 외국 정상이나 국가수반들에게 오ㆍ만찬을 잇따라 베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번 오찬에는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엔(彭麗媛) 여사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과 펑 여사의 첫 만남이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어제, 오늘 시 주석과의 국빈만찬과 오찬은 정상간 우의와 신뢰 관계를 강화하고 강력한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며 “매우 중요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진짜 격의없이 솔직하고 아주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시 주석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선물은 중국 당나라 때 시인인 왕지환(王之渙ㆍ688∼742)이 쓴 ‘관작루에 올라(登觀雀樓)’라는 한시의 두 구절이 쓰인 서예작품과 남색 바탕에 오색찬란한 봉황 무늬가 있는 법랑 항아리 전통수공예품 한 점이었다.
이 한시 두 구절은 ‘백일의산진(白日依山盡), 황하입해류(黃河入海流). 욕궁천리목(欲窮千里目), 갱상일층루(更上一層樓)’로 우리 말로 풀면 ‘하얀 햇빛 스러지는 산, 누런 강물 흘러드는 바다. 천 리 너머를 바라보려고, 누각을 한층 더 오른다’라는 의미다.
앞서 전일 열린 국빈만찬에서는 문화공연 도중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가 좋아했던 노래 ‘고향의 봄’ 합창이 연주되는 등 중국 측의 특별한 배려도 있었다. 김 대변인은 “이번 국빈 만찬은 여러 면에서 중국 측이 특별히 신경을 써서 준비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5년 7월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당시 저장(浙江)성 당서기 신분으로 방한한 시 주석을 만났다. 격이 맞지 않는 만남이었지만, 박 대통령은 시 당서기가 중국의 차기 지도자감이라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지방 일정을 미루고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상회담 이전까지 두 사람의 만남은 이 한 번이 전부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후에도 인연을 이어갔다. 시 주석이 지난 2010년10월 제17차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올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후계로 사실상 확정되자 당시 유력 대권 주자 신분이던 박 대통령은 주한중국대사관을 통해 축전을 보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직후인 12월20일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시 주석의 축전을 받는 등 석 달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서한과 축전, 전화 통화 등으로 교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