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헌화·분향하고 묵념한 뒤 조의록을 작성하고 있을 때 유가족 남성이 뒤에서 “대통령이 왔으면 가족들을 만나야 할 거 아니냐”며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한 유가족 여성은 “대통령님 자식이예요”라며 울부짖었다.
박 대통령은 조의록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은 후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25분 가량 머무는 동안 박 대통령을 향한 항의가 이어졌다.
한 남성은 박 대통령 앞에 무릎을 끓고 “자기 목숨 부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해경관계자들 엄중 문책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는 어느 나라 경찰에, 군대에 우리 아기들 살려달라고 해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한 여성은 “대통령님, 우리 새끼들이었어요. 끝까지 있으셨어야지, 현장에 있으셨어야죠”라며 “지금 바다에 있는 아이들도 대통령님이 내려가서 직접 지휘하세요”라고 절규했다.
이 여성의 친척인 한 남성은 “선장 집어넣고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해수부부터 해서 이렇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라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나라에 안 살고 싶고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안되잖아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또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대통령님이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내 자식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고 내 자식이 이렇게 됐으면 내가 어떻게 할건지 그 마음으로 해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단원고 권호철 학생의 형이라고 밝힌 남성은 “1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한 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1년도 안 돼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됐다”며 “바라는 거 하나도 없고 보상도 필요없다. 다만 아직 남아있는 아이들, 차후에 더 거짓이 방송되지 않도록 거짓이 알려지지 않도록..그것만 부탁드리겠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유족들의 손을 부여잡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국무회의가 있는데, 거기에서 그동안에 쌓여온 모든 적폐와 이것을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서 희생된 모든 것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박 수석에게 “가족분들에게 (상황을) 빨리 알려 드리고 더이상 이런 일들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여기 남아 유족분들의 어려움, 얘기한대로 안 되는 어려움 등 여러 문제들을 자세하게 듣고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분향소를 나서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유족들의 호소에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거듭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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