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표정으로 연단에 선 박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한 뒤 연단 옆으로 나와 깊게 머리를 숙였다.
박 대통령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떨렸고, 중간중간 말을 끊으며 숨을 돌리기도 했다. 다만 해양경찰청 해체 등 정부조직 개편 구상과 공직사회 개혁 방안에 대해 언급할 때는 결의에 찬 목소리 톤을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고심 끝에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며 “수사와 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 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참았던 눈물은 담화 말미에 터졌다.
박 대통령은 “어린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이라고 힘겹게 호명했다.
담화를 마친 박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와 기자들에게 다가가는 듯하다가 다시 돌아서서 퇴장했다. 담화는 총 24분 동안 이뤄졌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없었다.
이날 춘추관 브리핑룸에는 국무위원들과 참모들이 배석하지 않았다. 청와대에서는 대변인과 춘추관장, 제2부속비서관, 의전비서관, 경호원 등 실무 필수 인원만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