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지난 주말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당에서는 “각자의 선택”이라며 선을 그었다.
| 1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가운데)이 발언하던 중 다른 의원들이 손을 들어올려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무소속 민형배 의원,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강민정 의원, 안민석 의원, 유정주 의원, 황운하 의원, 김용민 의원.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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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들은 각각 헌법 기관이나 입법기구다. 자의적으로 선택해 하는 정치 행동을 다 당에서 통제하지 못 한다”며 “그런 정치 소신 행동을 마치 조직적으로 민주당이 뒤에서 선동하고 지원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안민석·강민정·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서울 중구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에서 열린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 연단에 올랐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참사(이태원 참사)에 책임지고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 스스로가 먼저 촛불의 추억에 취한 것 같다. 조심해라, 자빠진다”며 “이중 다수는 이태원 참사 훨씬 이전부터 집회에 참석해 정권 퇴진을 주장해 왔고, 그때마다 소재만 조금씩 바꿨을 뿐 ‘대통령 퇴진’이라는 의도는 동일했다. 정권 퇴진, 대선 불복이 몇몇 의원의 돌출적인 행동인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인지 지도부의 입장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상의하고 집회에 (의원들을) 보낼 이유가 없다. 우리 당원 중에서도 그런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은 참여할 수 있다”며 “이런 것 하나하나 문제 삼는 국민의힘이야 말로 어처구니 없고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밥 먹다가 돌 씹어도 이재명 탓이고, 돌부리 걸려 넘어져도 민당탓이라는게 그런 식으로 음모론으로 하려는게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임오경 대변인도 “우리 당은 민주정당이다. 의원들이 촛불집회에 나가는 것에 대해 제지하거나, 그에 대한 장의 지시는 없었다”며 “민주정당인 만큼 자유로움에서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당 차원의 지시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여야 지도부 회동이 중단됐다는 보도에 대해 임 대변인은 “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이라면 치졸하고 어이없는 행태”라며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은 위기에 처한 경제와 국민의 삶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의 자리다. 그런데 이 자리를 대통령은 시혜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 역시 “앞으로도 원내 1당, 야당 당 대표를 공적으로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 심각하다”며 “국회를 무시하고 원내 1당 부정하는, 협치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고, 심각한 상황 인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