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강판을 제조하는 철강회사들이 수요 급감에 따라 이례적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고, 타이어 제조업체들도 감원과 감산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침체는 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상품시장에선 자동차 생산과 관련한 철강, 백금, 납. 고무 등의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 철강회사 용광로 멈춘다
자동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후방산업은 철강업이다. 철강회사들은 수요 감소를 견디다 못해 잇따라 용광로 불을 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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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JFE스틸과 고베제강도 자동차용 강판 생산을 줄이기 위해 고로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일본 철강업체들이 사고 때문이 아닌 감산을 위해 고로의 불을 끄는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철강회사들이 용광로 불을 끄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가동을 중단하면 용광로에서 녹은 철이 굳어 재가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감산 결정에 따라 현대하이스코(010520)가 순천공장과 당진공장의 강판 생산량을 2만톤 정도 줄였고, 동부제철(016380) 역시 냉연강판 생산을 10만톤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스템코에 따르면 철강 수요는 내년 말까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고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타이어·범퍼 업체들도 비상
일본 내 신차 판매도 27.3% 감소한 21만5783대에 그쳤다. 한국도 지난달 내수 판매가 7만4000여대로, 전달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자동차 1대 당 통상 4개가 필요한 타이어 수요도 그만큼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감원과 감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타이어 업체인 브리지스톤은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직원 158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굿이어 던롭은 북미 지역에서 147명을 감원키로 했다.
한국에서는 한국타이어(000240)가 지난달 18일과 19일 금산과 대전 공장 두군데서 이미 타이어 30만개의 감산을 시행했다. 금호타이어(073240)는 11월과 12월 두달에 걸쳐 광주와 곡성 공장에서 약 10만개의 타이어 감산에 들어간다.
이밖에 자동차용 범퍼나 내장부품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 가공품을 생산하는 일본 미쓰이화학과 미쓰비시화학도 북미지역 감산에 나섰다.
자동차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수요가 함께 줄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엔진 촉매변환장치에 주로 이용되는 백금 가격은 지난 3일 현재 온스당 805.1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기록한 2308.80달러의 최고기록보다는 65%, 연초보다는 47% 급락한 수준이다. 존슨매테이사의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전세계 백금 소비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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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내들러 키트코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주 동안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귀금속도 약세가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 감소로 재고가 쌓이면서 비철금속 가격도 급락세다. 자동차 생산에 철강 다음으로 많이 소요되는 금속인 알루미늄은 지난 3일 2.8% 내린 1만1730위안(톤당 1706달러)을 기록했다. 알루미늄 재고는 183만 톤으로 1994년 이래 최고수준이다.
이 밖에 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이용되는 납 가격 역시 올 들어 58% 급락했다. 타이어에 사용되는 천연고무 가격은 하반기에만 67% 하락하며 5년래 최저치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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