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채 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 논란 끝에 사의를 표명하자 민주당은 청와대 외압설을 제기하며 16일로 예정된 3자 회담에 다시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15일 오전까지만 해도 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며 “진실규명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진실이 규명되면 깨끗이 해결되는 문제”라며 “이번 사안을 의도적 프레임으로 몰아가서 청와대에 책임을 묻고 이런저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본질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공직사회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민주당은 3자 회담에 예정대로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오후 2시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내일 3자회담에 응하겠다”면서 “내일 회담의 주요 의제는 국정원 등 기관의 정치개입 폐해가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장 사퇴문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대통령이 준비해 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사실상 거부 입장을 즉각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회담 내용을 각측에서 조율 없이, 제한 없이 사후에 공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은 3자 회담 내용이 중계될 경우 다양한 의제에 대한 참석자들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어려워지고, 국민들에게 자칫 ‘정치 쇼’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3자 회담은 박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다. 현직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위해 국회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