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고환율에 발목? 파생상품손실 우려 고조

환관련 손실 확대 전망
  • 등록 2011-10-17 오전 11:42:47

    수정 2011-10-17 오후 5:59:37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달러-원 환율 상승세로 인해 조선업계의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환율이 올라 외화 환산이익이 증가하겠지만,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주요 조선업체들의 3분기 환관련 손실이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환율 상승은 조선업체들에 호재로 인식된다. 외화 환산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헤지를 위해 미리 팔아놓은 선물환에서 평가손실을 입게 된다.

최광식 LIG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말 환율이 올랐기 때문에 외화 환산이익이 증가하지만, 동시에 환헤지 물량의 매매목적 비율에 따라 3분기 환헤지된 매출 인식에서 환율 변동폭 만큼의 파생상품거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이유에서 "환율 급등은 파생상품 손실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선업계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요약했다.

환율이 예상 범위를 뛰어넘은 점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8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삼성, 현대차, LG, SK 등 22개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 환율 전망의 최고치는 1150원이었다. 그러나 3분기 말 환율은 1200원을 넘나들었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조선업체들이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일부 있지만, 파생상품 관련 손실을 생각하면 피해가 더 크다고 보는 편이 맞다"며 "특히 유럽 위기로 인해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더 오를 경우 4분기도 안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 상승도 문제지만, 유럽 위기의 장기화로 인해 수주 부진이 지속될까 우려되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큰 고민거리"라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정화조 괜히 뺐어"..IT 갈아탄 운용사 '울상' ☞中, 글로벌 조선업 패권 노린다.."韓에 장기적 위협" ☞韓, 해양플랜트 절반 수주.."그러나 내실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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