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디플레 징후..2월 소비자물가상승률 16년래 최저

99년 7월 0.3% 기록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
담뱃값 인상 없었더라면 '마이너스'
경제전문가들, 디플레이션 경고 잇따라
  • 등록 2015-03-03 오전 9:32:07

    수정 2015-03-03 오전 9:47:32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한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공포가 점점 짙게 드리우고 있다.

물가상승률의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는 유가 하락 여파라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5% 상승에 그치며 3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지난 1999년 7월 0.3%를 기록한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물가 기여도가 0.6%인 담뱃값 인상이 없었더라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 0.1%를 기록했을 것이란 의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3년 10월 0.9%를 기록한 후 1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0.8%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석유류 물가가 전년동월대비 24.3% 하락한 점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제한했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2.3% 오르며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 역시 2.3%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7% 하락했다. 식품이 1.6% 올랐지만 식품이외는 1.6% 하락했다.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는 0.2% 내렸다.

신선식품지수는 같은 기간 1.1% 떨어졌다. 신선어개는 3.4%, 신선채소는 6.7% 각각 오른 반면 신선과일은 11.4% 하락했다.

정부, 디플레 우려 일축..유가 하락 탓

이처럼 물가상승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석유류의 하락으로 총지수가 하락했지만 근원지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며 “디플레이션은 물가뿐 아니라 생산과 고용도 같이 봐야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5% 상승에 그쳤으나, 국제 유가 하락 등 외부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면서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2.3%로 전월에 이어 2%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기대인플리이션도 아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 유가는 그간의 큰 가격 하락폭, 최근의 국제유가 반등 조짐 등을 감안하면 하락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 디플레 경고음 높여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국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24일 한국경제학회가 수여하는 ‘청람상’을 수상한 자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실상 0%대 진입했고 생산자물가가 2012년 7월 이래 사실상 마이너스”라며 “이 정도 상황이면 이미 디플레이션은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같은날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일본 니시니폰씨티은행 주최 ‘아시아 금융·경제 포럼’에서 “한국은 막대한 원유 수입국”이라며 “현재 유가하락의 원인이 전세계적 수요부족에 의한 것이어서 수출증대 효과보다는 가뜩이나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려 자칫 디플레를 가속화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표=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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