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기업도 스마트 시대..포스코, 구글과 손잡았다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포스코(005490)가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구글과 손잡았다. 전통적인 굴뚝기업과 첨단 IT기업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포스코와 구글은 23일 양사 핵심역량 교류를 통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포스코는 설비, 물류, 환경·에너지, 안전 등 모든 분야에서 구글의 검색, 지도, 3D 등 IT 기술과 솔루션을 활용해 미래형 경영 시스템인 `POSPIA 3.0`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가상 제철소(Digital Virtual Factory) 구현, 글로벌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안전재해 예방시스템 구축, 통·번역 기술 상용화, 선적·하역기 자동화 등의 난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구글의 기술력을 활용하기로 했다.

구글은 이를 위해 이미 개발돼 있는 소통, 협업 관련 솔루션을 포스코에 공급하고, 포스코가 새롭게 필요로 하는 IT 기술을 개발해 공급키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 같은 과제가 해결되면 포스코의 사무와 조업방식은 일대 혁명에 가깝게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구글과 손잡은 포스코 어떻게 변하나 가상 제철소를 3D로 모델링하면 설비 도입, 장애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또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해 개인별 신분(ID) 확인 및 식별에 활용하고, 영상회의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 기능을 활용해 전세계의 공장 재고 파악과 제품이 운송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도 있다.

이밖에 조업 중 위험 장소 접근시 경고음이 울리는 가상 차단 장치(Virtual Fence)기술을 개발하는 등 직원들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는 포스코 임직원들은 가상 공간에서 화상·음성 채팅과 실시간 통·번역을 통해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각 부서별로 미래형 최적 업무시스템 도입에 대한 아이디어 제안을 받아 100여개의 협력 과제를 발굴했다. 양사는 임직원들로 구성된 중장기 미래기술위원회를 통해 핵심과제를 선정해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포스코와 구글은 협업, 근무시간 관리, 의사소통방식, 사내 커뮤니티 활용, 회의시간 절약 등 혁신적으로 일하는 방식 및 창의적 기업문화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도 교류한다. 이를 위해 연 2회 이상 공동 워크숍을 개최하고, 부서별로 일정기간 인력 교류도 추진하기로 했다.

◇ 굴뚝기업과 IT기업 어떻게 손잡았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8일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을 만나 포스코의 중장기 전략과제 해결을 위한 구글과의 제휴를 제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구글 기업용 서비스의 활용과 미래 사업 기회에 대해 중점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구글의 기술과 혁신적 기업문화를 포스코에 도입하면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구글도 포스코를 통해 비즈니스 영역을 B2B 시장과 동아시아로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 회장은 이날 MOU 체결식에서 "무한경쟁의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구글의 기술력, 스피드·개방성·협업으로 대표되는 기업문화를 포스코의 비즈니스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글과 포스코가 협력해 제철소의 IT화를 완성한다면 제조업의 혁신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포스코의 IT전문 계열사인 포스코ICT는 구글과 사업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포스코ICT는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최적화해 포스코에 적용하고, 이와 관련된 컨설팅과 시스템 구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포스코ICT는 유통, 물류,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대외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왼쪽)이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지난 8일 만나 양사의 제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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