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광복절 축사에 나타난 향후 국정운영 청사진은?

北에 이산가족상봉·DMZ 세계평화공원 제안
日에 과거사 직시와 용기있는 조치 촉구
하반기 국정운영 경제활성화 달성에 주력
  • 등록 2013-08-15 오후 3:24:32

    수정 2013-08-15 오후 3:24:32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취임 후 첫 8·15 광복절 축사에서 평화와 상생의 남북 관계와 과거사 직시를 통한 한일 공동번영을 향후 외교·안보 정책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또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하반기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추석 전후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공식 제안했다. 전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극적 타결됨에 따라 남북 관계의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에 긍정적으로 응답할 경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본격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핵포기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새로운 남북 관계를 위해선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으로 인해 관심을 모았던 대일(對日) 메시지는 자극적인 용어나 표현을 자제했지만, ‘과거 직시’와 ‘용기있는 리더십’을 촉구하며 일본을 압박했다.

아울러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 등 4대 국정기조를 언급하면서 하반기 국정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남북 협력 구체적 후속조치 제안

박 대통령의 이날 대북 메시지는 그동안의 강경 일변도에 비해 상당히 유화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같은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다. 전날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타결된 것이 이러한 변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그대신 자신의 대북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설명하면서 남북 화해와 협력 및 공동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데 축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지 68년이 됐다. 이제는 남북한간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며 “앞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한다”며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공식 제안했다.

아울러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기를 북한에 제안한다”며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간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와 관련해서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일본엔 과거사 직시ㆍ피해자 배려 촉구

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그동안 견지해 온 한일 관계의 원칙을 그대로 이어갔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책임있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경색된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며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 국민 모두의 바람처럼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며 “특히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있고 성의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지난 3ㆍ1절 기념사에 비해 상당히 절제된 표현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며 강도 높은 어조로 일본을 겨냥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도 “저는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것을 깨닫고 과거사 문제를 풀어가기를 바라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흔들림 없는 자세를 지키면서 새로운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일본이 연일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해서는 안 될 말들을 거듭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분의 아픔이 더 커졌을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라고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했다.

하반기 국정 드라이브 예고

8·15 경축사는 한 해 전반기 국정운영을 돌아보고 후반기 국정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의미도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본격적인 국정운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기간을 “국정운영의 틀을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 구체적인 실행과 성과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이후 지속해 온 ‘비정상의 정상화’에 대한 의지도 거듭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는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과거부터 지속돼 온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더 이상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그동안 경제활성화를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의 틀을 구축해왔다. 앞으로는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복 이후 우리 역사를 성공과 발전, 기적의 역사로 평가한 후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수차례의 위기와 도전을 국민들이 힘을 모아 기회로 바꾸어 왔다”며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우리 모두 다시 한번 힘을 모아 가자”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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