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관리로 `투자위험종목 지정 무력화` 의심

장 막판 주가 급변동하며 지정요건 피해가
동일철강 이어 에이치앤티도
거래소 "종가관리 모니터링 강화"
  • 등록 2007-10-09 오전 10:28:26

    수정 2007-10-09 오전 10:45:57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증권선물거래소가 신종 불공정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시장경보 체계를 강화한 이후, 이른바 `종가관리`를 통해 시장경보체계를 무력화하려는 의심을 살 만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태양광 테마주 에이치앤티(088960)는 전일 종가가 8만6300원 이상일 경우 투자위험종목에 지정예고될 예정이었지만, 이를 절묘하게 피해갔다.

에이치앤티의 주가는 8일 증시에서 8만6000원으로 출발한 후 장중 가격제한폭인 8만9700원까지 올랐지만, 장 막판 주가가 급락하면서 7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에이치앤티는 종가 기준으로 결정되는 투자위험종목 지정예고를 모면했다.

그러나 9일 증시에서 에이치앤티는 오전 10시 현재 전일대비 7.26% 오른 7만8300원에 거래되며 또 다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일 시장에서 종가관리를 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에이치앤티는 투자위험종목 지정예고를 피했지만,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그대로 유지돼 앞으로 주가 흐름에 따라 다시 투자위험종목 지정예고에 처해질 수 있다.

이같은 사례는 지난달 초 동일철강(023790)에서도 나타났었다.

구본호씨의 인수로 연일 급등세를 탔던 동일철강은 지난달 3일 보합인 68만5000원으로 매매거래를 마쳤다. 종가가 68만5700원 이상일 경우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될 예정이었는데 700원 차이로 투자위험종목 지정을 피해갔던 것.

동일철강은 당시 상승반전과 하락반전을 반복하면서 롤러코스터와 같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 장 후반에는 73만원 이상까지 오르며 투자위험종목 지정이 확실시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장 종료 직전 보합권으로 떨어졌고, 결국 전날 종가와 같은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동일철강 역시 투자위험종목 지정을 피한 후 급등세를 재개했다. 4일에는 11.81%, 5일에는 14.99% 오르는 등 6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이에 동일철강은 결국 지난달 11일 투자위험종목에 지정예고됐고, 12일에는 투자위험종목에 지정됐다. 현재는 투자위험종목에서 해제됐지만, 여전히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에이치앤티와 같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은 다른 종목들보다 좀 더 유의해서 지켜보고 있다"면서 "특히 전날과 같이 종가가 급변동하는 경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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