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회사채 '독박' 쓴 개인..불완전판매 논란

STX 채권 산 개인투자자..불완전판매 논란
펀드, STX 채권에 108억원 투자..피해 적어
  • 등록 2013-06-12 오전 9:20:01

    수정 2013-06-12 오전 9:51:54

[이데일리 김도년 경계영 기자] STX팬오션 회사채 피해자들이 대부분 일반 투자자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STX팬오션이 상환할 회사채는 지난달 말 현재 공모와 사모를 포함해 1조1039억원에 이른다. 이중 4500억원 어치는 STX팬오션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일 때, 1000억원은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된 뒤 발행됐다.

연기금을 비롯한 대형 기관들은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BBB급 이하 회사채에는 투자하지 않는 만큼 발행물량의 대부분은 고수익을 노린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이 사들였다.

문제는 이 가운데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이다. 증권사가 이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되파는 과정에서 위험고지를 비롯해 충분히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인수 핑계? 위험고지 제대로 했나

동양증권이 대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4, 6월에 판매한 ‘마이W 밸런스드 채권형신탁 8·11호’ 상품의 30%가량을 STX팬오션 회사채로 채웠다. STX 계열사 회사채까지 포함하면 STX그룹 비중이 50%에 이른다.

개인 투자자들은 동양증권이 STX팬오션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의 STX팬오션 인수 계획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일으켰다고 지적한다.

이에 동양증권 측은 “신탁상품 상담부터 가입까지 상품의 신용도뿐 아니라 만기상환위험, 신용보강 이벤트 등을 안내한다”며 “당시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인수하는 사항 역시 투자참고사항 중 하나로 충분히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불완전판매 여부 불투명..‘손실’ 감수해야

그렇다면 STX팬오션 회사채가 포함된 신탁상품 가입자들은 손실 보전을 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웅진사태 당시 웅진홀딩스가 채권자들에게 원금 70%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출자전환 주식으로 돌려준 사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STX팬오션은 보유현금이 1000억원도 안돼 현금으로 돌려줄 여력이 없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도 기대하기 어렵다. 동양증권 판매한 신탁상품은 특정금전신탁으로 투자자가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하도록 돼있는 탓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STX팬오션 회사채의 신용등급 등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거나 거짓말을 했다면 불완전판매로 볼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 상품을 판매할 때 내용을 설명하고 서명도 의무화하고 있어 입증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STX팬오션의 법정관리에 따른 펀드 손실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자산운용사가 STX팬오션 회사채에 투자한 금액은 108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STX와 STX중공업 등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아예 없다.

▶ 관련기사 ◀ ☞ STX팬오션 회사채 손실 대부분은 일반투자자 ☞ STX사태로 중소기업 자금줄 마른다.."회사채 꿈도 못꿔" ☞ '비운'의 STX팬오션..11년 만에 또 법정관리 ☞ STX팬오션 회사채 투자자, 잘해야 절반정도 건질듯 ☞ 산업은행 "법정관리 STX팬오션, 필요시 적극 지원할 것"(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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