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여성 "엉덩이 움켜잡았다"..윤창중 "허리 툭 쳤다"

  • 등록 2013-05-11 오후 1:18:14

    수정 2013-05-11 오후 1:29:26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면서 “운전기사를 대동해 30여분 간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고, 나오면서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 해, 열심히 하고 미국서 꼭 성공해’라고 말한 게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피해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워싱턴DC 경찰이 직성한 수사보고서와는 전혀 다르다. 보고서에는 “허락없이 피해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잡았다(grabbed her buttocks without her permission)”고 나와 있다.

윤 전 대변인의 주장대로 ‘허리를 툭 친’ 것이라면 위로와 격려 차원으로 이해되지만, 피해 여성의 진술대로 ‘엉덩이를 움켜잡은’ 것이라면 성추행이다.

성추행 여부는 피해 여성이 어떻게 느끼고 해석했느냐 하는 주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윤 전 대변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법은 피해 여성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윤 전 대변인이 여성 인턴을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불렀는지에 대해서도 주장은 완전히 상반된다.

윤 전 대변인은 7일 밤 술을 마시고 만취가 된 상태에서 다음날 새벽 인턴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호텔방으로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은 처음에 윤 전 대변인의 호출에 거부했지만 그가 욕설을 퍼붓자 어쩔 수 없이 방에 갔다는 것이다. 당시 윤 전 대변인은 방안에 거의 알몸 상태로 있었다는게 피해 여성의 진술이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여성인턴을 방으로 부른 적도 없거니와, 자신이 있을 때 여성인턴이 자신의 방에 들어온 적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함께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노크소리가 들려 ‘브리핑할 자료를 갖다주나 보다’ 생각했지, 가이드가 올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황급히 문쪽으로 뛰어나갔다”며 “‘누구세요?’ 하며 문을 열어봤더니 그 가이드여서 ‘여기 왜왔어, 빨리가’ 하고 문을 닫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윤 대변인은 당시 옷차림에 대해 “가이드인지도 몰랐고 그 노크 소리에 혹시 무슨 발표인가 하는 황망한 생각 속에서 얼떨결에 속옷차림으로 갔다”며 “그것도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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