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北리수용 조우 없이 유엔 일정 마무리

  • 등록 2014-09-25 오전 7:36:20

    수정 2014-09-25 오후 2:25:37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조우는 결국 없었다.

박 대통령과 리 외무상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동시 참석하면서 일각에선 두 사람의 조우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그런 기회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리 외무상은 24일(현지시간) 오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반 총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같은 헤드테이블에 앉은 반면 리 외무상은 다른 자리에 배치돼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박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 때는 맨 앞자리에 리 외무상이 앉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지만, 연설 시작 전 박 대통령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할 땐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딴청을 피우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리 외무상의 조우는 없었지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뉴욕에서 남은 유엔 일정을 챙기는 만큼 남북 외교장관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은 출국 전인 지난 17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총회에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남북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많다. 정부는 지난달 11일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재개여부,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현안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을 제의했으나 북한은 대북 전단살포를 중단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거부하고 있다.

리 외무상은 최룡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말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 여파에 휩쓸려 숙청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올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외무상에 오르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리 외무상은 ‘리철’이란 가명으로 1998년부터 스위스 대사로 활동하면서 당시 스위스 유학 중이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했다. 이후 리히텐슈타인 대사, 네덜란드 대사를 지내는 등 유럽에서 오래 체류하면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금고지기 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 외무상이 취임 직후부터 외교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이처럼 오랜 외교 경험이 배경이 됐다. 그는 지난 5월부터 장기간 중동과 아프리카를 방문했고, 7월에는 스위스에 체류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5개국을 차례로 찾았다.

리 외무상은 특히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적극적이고 세련된 태도로 다른 나라 장관들과 어울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박의춘·백남순 등 전임자와 다른 모습이란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리 외무상의 이번 유엔 총회 참석은 그동안 이어온 활발한 외교 행보의 연속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상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1999년 백남순 당시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리 외무상은 오는 27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핵 문제 등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인사를 하자 리수용 북한 외무상 등 관계자들이 박 대통령의 인사를 외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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