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30대 공기업 기관장의 프로필을 전수조사한 결과 내부승진 사장은 6명에 불과했다. 공석인 3곳을 제외한 나머지 21개 공기업 기관장은 관료, 교수, 정치인 출신이었다. 이른바 ‘관피아’ ‘교피아’ ‘정피아’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낙하산 기관장이다.
일하는 사람 사기 떨어뜨리는 인사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2013년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발언은 공기업 낙하산 근절을 선포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박근혜정부에서도 낙하산 인사는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30대 공기업 기관장 가운데 관료 출신은 10명으로 33%에 달한다. 정치인(4명), 교수(3명), 민간전문가(2명), 민간경영자(2명)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과 같은 외부 출신 기관장 비중은 80%다.
에너지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한 1급 직원은 “입사할 때 꿈은 사장이었지만 그런 꿈을 접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업에는 직원으로 시작해 사장에 오르는 입지전적인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회사를 다니면서 롤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이 없디”라고 아쉬워했다.
◇ 일부 내부승진 케이스에 직원들 실망
그러나 내부승진 기관장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그동안 몇몇 사례를 통해 오히려 실망을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비리혐의로 물러난 장석효 전 가스공사 사장,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 모뉴엘 사태로 구속된 조계륭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내부 출신 기관장을 둔 공기업의 한 직원은 “내부에서 사장이 배출되면 직원들이 고무돼야 하는데 오히려 ‘외풍’을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사장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면서 조직이 흔들리는 걸 봤기 때문에 차라리 힘 있는 낙하산을 기다리는 직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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