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피격 공무원 유족 "文대통령 답장, 실망"…해경엔 정보공개청구

북한군 피격 공무원 유족 측, 기자회견서 답장 공개
편지 보낸 아들도 "예상했던 내용뿐" 아쉬움 표해
해양경찰청에 동료 진술조서 공개 청구
  • 등록 2020-10-15 오전 12:07:00

    수정 2020-10-15 오전 12:07:00

[이데일리 박기주 이종일 기자] 북한군 피격 공무원의 아들이 보낸 편지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답장에 유족은 “실망스럽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동안 대변인 등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고, 아들의 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래진씨(오른쪽)가 14일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고인의 친형 이래진씨는 14일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편지를 열기 전 20~30분을 고민하다 열어봤지만 그동안 대통령이 밝혔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의 편지를 받은 조카도 ‘예상했던 내용 뿐’이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카와 대통령이 주고받은 편지에 왈가왈부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조카가 편지를 통해 물었던 것이 많았는데, 답장에는 중간중간 발표했던 대통령의 소감 정도만 들어있고 하나의 문맥으로 간단명료하게 답을 하셨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가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답장은 컴퓨터로 인쇄된 A4 한 장짜리 분량이었다. 이 편지에는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갖고 있다”며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지난 6일 이군은 편지를 통해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유족 측은 공무원 동료들의 진술조서를 공개하라며 해양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들 직원들이 해양수산부의 조사 과정에서 ‘월북 가능성은 불가능하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는데 해경에서는 어떤 진술을 했는지 해경은 어떻게 월북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대통령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며 “해경은 모든 과정을 숨김 없이 대통령과 유가족, 국민에게 말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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