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담화 시기에 대한 청와대의 일관된 답변은 ‘조만간’이다. 이 표현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처음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국가재난안전 제도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동안 많은 의견을 수렴했고, 연구 검토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서 조만간 이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고 밝혔다.
당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무위원들과의 토론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참고해서 조만간 국민들께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조만간’은 ‘앞으로 곧’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조만간 술 사겠다”는 친구의 약속을 생각해보면, 구체적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주관적 표현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고, 16일에는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단을 면담했다. 대국민 담화는 결국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박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또 ‘조만간’이란 표현을 썼다.
언론은 ‘조만간’이 언제인지를 다시 점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7일 공식 일정이 없다. 18일에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기 때문에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엔 적절치 않다. 가장 유력한 날짜는 19일이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확인은 없다.
청와대가 대국민 담화 시기를 못박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추정된다. ‘국가개조’ 수준의 개혁을 예고한 상황에서 국민의 기대감이 고조된 만큼 담화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세월호 사고 실종자 수색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검찰 출두도 불확실한 상태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고, 6·4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마감돼 본격적인 선거 정국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대국민 담화가 마냥 늦춰지긴 어렵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오는 19일이 아니더라도 내주 중 국민 앞에 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