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국내에서 영화 같은 다단계 사기가 일어났다. 투자금을 넣으면 수익을 보장하고 다른 회원을 모아오면 인센티브를 더 주겠다는 전형적 수법이었지만 불과 석 달여만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자 수는 수천명에 달했다.
이들 일당은 외국인 연기자를 외국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로 소개하며 국내 특급 호텔에서 대규모 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수십년된 영국 보험사가 원금을 보장하기로 했다며 계약서를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투자자를 모으며 제공한 정보는 대부분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해당 업체에 대해 고소를 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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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4% 수익 돌려드려요…다단계 사기의 유혹
1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7일 서울 광진구 모 호텔에서는 U파이낸스 한국 본사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해당 업체 CEO로 알려진 니클라스 라슨 대표가 참석하는 등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까지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 업체는 외환과 주식, 선물, 채권,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회사로, 하루 9~15%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래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자신의 회사에 투자하면 하루 1.4%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마케팅 계획을 개발했고 다른 회원 투자를 끌어오면 최대 3.1%의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이 수익은 매일 투자자의 계좌로 입금되는데, 48시간 내에 수익이 돌아가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해주는 보험에 가입했다는 증명서도 함께 첨부했다.
불안해진 김씨는 수소문 끝에 U파이낸스에 투자한 이들을 만났다. 이들 역시 김씨와 동일한 수법으로 투자금액을 모두 잃었다. 투자자들은 20대부터 60대 이상, 건설사업자에 자영업자, 주부까지 연령부터 직업 모두 다양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추모(55)씨는 “처음엔 60만~100만원을 넣었는데, 돈이 계속 잘 나오고 신뢰가 커지면서 6000만원까지 입금했다”고 했다. 천안에서 노래방을 운영한다는 또 다른 피해자 김모(63)씨는 “사채까지 써서 투자를 했는데 노래방도 코로나19 때문에 안 되니 미칠 지경”이라며 “한 달에 600만~700만원씩 이자를 내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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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CEO, 수십년 역사 보험사 보장…치밀하게 짜여진 사기극?
수익금이 들어오지 않자 미심쩍은 대목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의심이 든 건 호텔에서 사업을 설명하던 라슨 대표의 정체였다. U파이낸스 한국지부 대표 국모(49)씨는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를 `덴마크 국적으로 영국에서 추앙받는 투자자`라고 소개했고, 그를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여권 등 신상정보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투자자가 라슨 대표가 러시아의 한 단역 배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너무도 흡사한 외모에 투자자 사이에서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라슨 대표의 진위여부 논란이 불거진 후 U파이낸스 홈페이지는 돌연 폐쇄됐고 회원의 자금 인출이 전면 차단됐다. 한국 지사 측은 해당 자금이 두바이 은행에 동결돼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느 은행인지 밝히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 한국지부 대표 등 고소 결정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한국지부 대표를 포함한 일당 6명에 대해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피해자들이 추산한 피해 규모는 피해자 약 3600명에 피해액은 200억원 수준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고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전형적인 가상화폐 이용 다단계 사기”라며 “보통 유사수신, 사기, 다단계가 같이 일어나는데, 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몇 배 불려 준다고 현혹해 투자를 받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한국지부 대표 국씨는 자신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표하고 있다. 그는 “나도 다른 피해자들처럼 아무것도 몰랐고 나도 2억8000만원을 투자해 피해를 입은 상태“아며 ”지금 한국과 두바이에 각각 변호사를 선임해 U파이낸스 본사를 고소하려고 진행 중“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