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부적절 행동'..朴대통령 성공적 방미에 '오점'

  • 등록 2013-05-10 오전 4:11:39

    수정 2013-05-10 오전 7:58:54

[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하던 윤창중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부적절한 행동’으로 전격 경질되면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오점이 남게 됐다.

윤 대변인이 경질된 것은 지난 7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후 터져나온 ‘성추행설’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현지에서는 윤 대변인이 워싱턴 주미 대사관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미주 최대 여성 커뮤니티인 ‘Missy USA’에는 이날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수행 중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 교포 여학생이라고 하는데 이대로 묻히지 않게 미씨님들(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번 행사 기간 인턴을 했던 학생이라고 합니다. 사실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됐다.

미국 경찰이 주미 한국대사관에 이와 관련한 신고접수 사실을 통보하고, 윤 대변인의 신원 확보를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 대변인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박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했다. 첫 기착지인 뉴욕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면담과 7일 한미 정상회담 전후 취재진에게 정상회담 의제와 성과 등을 브리핑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8일 박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이라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지만, 윤 대변인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방미 기착지인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하지 않은 채 급거 국내로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급기야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9일 방미 수행 기자단이 머물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윤 대변인이 전격 경질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 수석은 “윤 대변인이 방미 수행 기간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 품위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고 경질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경위는 주미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공식 브리핑에 앞서 기자들에게 “여러분의 협조를 받아서 박 대통령의 방미가 아주 잘 됐다는 국내 칭찬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내부적으로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불미스러운 일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에 머문 지난 5~9일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첫 한·미 정상회담,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한·미 경제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 굵직한 일정을 소화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한국 경제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양원 합동연설을 통해 한·미 동맹 3대 비전을 밝힌 점은 대표적인 성과다.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얻어낸 것은 특히 주목할 만 하다.

또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대동하고 방미해 ‘코리아 세일즈’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이 결과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당초 계획대로 8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답변을 받고, 보잉, 커티스라이트, 올모스트 히어로스 등 7개 기업으로부터 3억8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방미 막판에 불거진 윤 대변인의 ‘부적절한 행동’에 이 같은 방미 성과는 가려지게 됐다. 이번 윤 대변인의 낙마는 방미 성과를 토대로 국정 운영에 탄력을 기대했던 새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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