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골드만 검찰 수사에 급락..다우 158p↓

골드만삭스 악재에 은행주 일제히 내려
반도체주는 공급 초과 가능성에 하락
GDP·소비자신뢰지수 기대치에 미달
  • 등록 2010-05-01 오전 6:04:03

    수정 2010-05-01 오전 6:37:19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30일(현지시간) 거래를 급락세로 마감했다.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연방검찰의 골드만삭스 사기 혐의 수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매도세를 촉발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58.71포인트(1.42%) 하락한 1만1008.6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0.73포인트(2.02%) 내린 2461.19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0.09포인트(1.66%) 떨어진 1186.69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출발했다. 개장 전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보다 낮은 3.2%로 둔화된 점이 느린 경제 회복 전망을 낳았다.

주가는 4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년 최고를 기록한 영향으로 장 초반 상승 반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5개월 최저로 떨어지자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주가를 본격적으로 끌어내린 것은 골드만삭스였다. 뉴욕 연방검찰이 골드만삭스의 부채담보부증권(CDO) 사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수사는 금융개혁법안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맞물리며 장 후반으로 갈수록 주식시장에 부담을 더했고, 주요 지수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아울러 삼성전자(005930)가 하반기 이후 반도체 공급 초과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으로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 반도체주가 내림세를 보이며 기술주를 대폭 끌어내렸다.

경제지표 부진과 골드만삭스 검찰 수사, 반도체 수급 우려 등으로 인해 결국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반면 국채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효과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달러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번 주말 그리스 지원에 대해 합의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달러 하락을 반영하며 배럴당 86달러대로 올라섰다.

◇ 주간 하락에도 월간 상승세 지속

이날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면서 주요 지수는 이번주를 하락세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1.8% 내리며 9주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는 2.7%, S&P500 지수는 2.5% 하락했다.

그러나 월초 상승세를 지속한 영향으로 월간으로는 주요 지수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우는 1.40%, 나스닥은 2.64%, S&P500은 1.48% 각각 올랐다. 올 들어서는 5.57%, 8.46%, 6.42%씩 상승했다.

◇ 골드만삭스 수사 부담 은행주 하락

골드만삭스는 검찰 수사 소식이 전해진 여파로 9.39% 하락했다. 장 중에는 주가가 144.45달러까지 빠지며 9개월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골드만삭스에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골드만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CDO 사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오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자들은 또한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이번 주말 주주총회에서 골드만에 대한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은행주는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의회의 금융개혁법안에 골드만 사태가 미칠 영향이 우려를 낳았다.

모간스탠리는 3.48% 하락했고, 씨티그룹은 4.17% 빠졌다.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각 3.32%, 2.57% 내렸다.

◇ 반도체주 공급초과 전망에 하락

반도체주는 공급 초과 우려를 반영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조남성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전무는 30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D램 가격에 따른 채용 용량변화가 변수가 될 것"이라며 "변수에 따라서는 내년 상반기에 공급 초과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으로 인해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이 2.77%,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8.42% 하락했다.

다른 반도체주인 퀄컴, 브로드컴, 텍사시인스트루먼트(TI)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MEMC일렉트로닉머티리얼스는 실적 악재까지 겹치며 19% 가까이 빠졌다.

◇ 1분기 GDP 3.2%로 둔화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에 부담을 더했다. 특히 GDP와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주가 약세의 단초를 제공했다.

미 상무부는 1분기 GDP가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GDP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 4분기 5.6%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도 다소 밑돌았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는 3.3%가, 로이터통신 조사에서는 3.4%가 각각 예상됐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세부 내용들은 나쁘지 않았다. 소비자 지출은 3.6% 증가해 전분기보다 2배 넘게 늘어나며 2007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는 72.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의 73.6보다 낮은 것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다. 지수는 장기 평균인 87을 미달하고 있다.

반면 시카고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4월 PMI는 63.8을 기록,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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