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회사야, 미술관이야? `쇠와 예술의 만남`

포스코센터·페럼타워에 유명작가 작품 대거 설치
`부드러운 이미지` 위해 미술품 설치에 적극적
  • 등록 2011-12-12 오전 7:09:13

    수정 2011-12-12 오전 8:03:50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철강회사는 업종의 특성상 차갑고 거친 이미지를 준다. 그러나 업계 대표 기업들인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본사 사옥에 들어서면 이러한 생각은 바뀐다. 오히려 미술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건물 곳곳에 전시된 미술 작품들 덕분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와 동국제강 본사 사옥에는 내로라하는 국내외 작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임직원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동국제강 페럼타워에 설치된 베르나르 브네의 `37.5도 아크`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는 백남준, 이우환, 프랭크 스텔라 등 국내외 거물급 작가들의 미술 작품 50여점이 설치돼 있다. 지난 1995년 건물 준공과 함께 설치된 작품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고(故) 백남준의 대형 비디오 아트인 `TV 깔대기, TV 나무(철이 철철)`. 동관과 서관을 잇는 아트리움에 설치된 이 작품들은 투명하게 처리된 철골조 천정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쪽 출입구에는 이우환의 `관계항`이 자리하고 있다. 두 사람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세계적 작가들이다.

포스코센터 안팎에는 이밖에도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꽃이 피는 구조물)`과 `전설 속의 철의 섬`, 김종학의 `풍경` 등이 건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로비에 위치한 포스코 미술관에서는 해마다 10여개의 전시회가 열린다. 지난 7~9월에는 `달 항아리`로 유명한 강익중의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중구 수하동 동국제강 페럼타워 정문 오른쪽에는 세계적인 조형작가 베르나르 브네의 작품 `37.5도 아크`가 설치돼 있다. 건물 안에는 박승모의 `콘트라베이스`, 김보희의 `바다` 등이 있고, 올 연말까지는 유니온스틸의 컬러강판 럭스틸을 이용한 조형 및 공예 작품이 3층에 전시된다.

포스코와 동국제강(001230)이 본사 사옥에 미술 작품을 설치한 이유는 서울시 조례와도 관련이 있다.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신축 건물에 미술품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지어진 대부분의 건물이 형식적인 작품 설치에 그치고 있는 것과 달리 두 회사는 작품 선정부터 설치까지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회사들이 건물 안팎 미술품 설치에 적극적인 것은 업종의 딱딱한 이미지를 순화하고자 하는 의도"라며 "메세나 활동까지 겸하게 되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포스코센터 아트리움에 설치된 백남준의 `철이 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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