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기름값 어디로? "한풀 꺾이긴 하겠지만.."

  • 등록 2011-11-09 오전 7:16:29

    수정 2011-11-08 오후 3:16:21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기름값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리터(ℓ)당 2000원이 넘는 가격에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다만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휘발유 가격 상승세는 단기적으로 한 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보통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대비 ℓ당 1.1원 오른 1992.4원으로 집계됐다. 9주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한 것이다.

특히 서울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올 하반기 들어 줄곧 ℓ당 2000원을 넘어선 상태를 지속했다. 지난주 평균 가격은 2059.6원에 달했다.

다른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도 이어졌다. 자동차용 경유는 8주 연속 상승하며 2.4원 오른 1784.7원을 기록했고, 실내등유 가격은 3.1원 오른 1360.7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한 것은 그동안 국제 유가와 달러-원 환율이 나란히 강세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두 지표가 안정되면서 휘발유 가격 상승세는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휘발유 제품 가격에 1~2주 시차를 두고 연동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국제 휘발유 제품 주간 평균가격은 9월 첫째주 배럴당 125.14달러에서 이달 첫째주에는 114.87달러로 내려갔다. 또 지난달 1200원에 달했던 환율은 현재 1115원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휘발유 공급가격을 크게 낮췄다. 10월 넷째주 휘발유 공급가격은 평균 28.0원 내린 ℓ당 955.8원으로 6주만에 하락했고, 자동차용 경유도 17.9원 내린 981.9원을 기록하며 3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공급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가격도 다소 떨어졌다. 주유소 휘발유 값은 지난주까지 주간 단위로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일일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1일부터 하락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8일 오전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국이 1989.03원, 서울이 2052.69원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지속했다.

석유공사는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고, 달러-원 환율 또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국내 석유제품 판매 가격도 휘발유를 중심으로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국제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앞으로도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런던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와 싱가포르 거래소의 두바이유 가격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뉴욕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100달러에 다시 근접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다소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급격한 하락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만 환율이 안정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전국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로 향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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