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4일자 4면에 게재됐습니다. |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의 사과보다 진실을 규명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민간인 불법 사찰과 관련 청와대의 공식 반응은 최금락 홍보수석과 박정하 대변인이 내놓은 게 고작이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 등을 통해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에 대해 입을 열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라디오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서민금융 정책과 핵안보 정상회의 성과를 소개하는데 그쳤다. 이어진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민간인 불법 사찰과 관련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다만 3일 국무회의에서 “선거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가운데 국정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민주통합당 등 정치권이 민간인 불법 사찰과 관련한 정치 공세를 펼치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정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불필요한 사실 왜곡이나 의혹 제기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려 하지 말고 2600건이 왜 모두 우리 정부 것이라고 했는지 의도를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여정부 시절) 조사심의관실이 한 것은 공직 감찰이고 현 정부에서 한 것은 불법 사찰이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의 공방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박선숙 민주통합당 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선이 끝나자마자 국회에서 청문회를 즉각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며 “청문회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도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은 천안 합동유세에서 “작년과 재작년에 야당은 현 정권이 저를 사찰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을 했는데 이제 갑자기 말을 바꿔서 제가 불법 사찰에 책임이 있다거나 무슨 약점이 잡혔다거나 하며 비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